2018. 1. 13. 21:31ㆍ생활의 지혜
바늘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사람을 죽인다
바늘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사람을 죽인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람이다. 그래서 바람을 일러 살풍(殺風)이니 귀풍(鬼風)이니 하는 말이 있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온다는 속담이 있고, 바늘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사람을 죽인다針孔爲風能殺人)는 싯귀도 있다.
동양 전통의학에서는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操), 화(火)의 여섯 가지 현상을 일러서 육음(六淫)이나 육사(六邪)라고 불렀다. 이 여섯 가지로 인해서 온갖 질병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 여섯 가지 현상 중에서 위력이 가장 센 것이 바람이다. 그래서 옛말에 ‘풍위백병지장(風爲百病之長)’이라고 하였다. 이는 ‘바람이 백 가지 질병 중에서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모든 질병 중에서 중풍(中風)이 제일 큰 병이었고 뇌에 바람을 맞은 것이 중풍이다.
풍수지리학(風水地理學)에서도 바람을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 기운은 본디 새털처럼 가벼운 것이어서 한 곳에 머물어 쌓이기가 어렵다. 새털은 작은 바람에도 쉽게 날아가 버린다. 바람이 있는 곳은 기운이 머물거나 쌓이지 않는다. 바람은 물과 같아서 낮은 곳으로만 다니기 마련이고 물이 흐르는 물길이 있듯 바람이 다니는 바람길이 있다. 풍수지리학에서는 바람이 많은 곳, 바람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는 땅을 가장 흉한 곳으로 본다.
우리 몸에는 바람이 들어오는 구멍이 여러 군데 있다. 이 구멍들은 해와 달과 별에서 오는 온갖 기운을 받아들이는 깔대기인 동시에 뇌의 숨구멍이다. 이 구멍에 우리 조상들은 바람 풍(風)자를 붙여 놓았다. 이를테면 풍부혈(風府穴), 풍지혈(風池穴), 풍문혈(風門穴), 예풍혈(翳風穴) 등이 모두 바람구멍이다. 이 구멍에 바람을 맞으면 황소바람으로 바뀔 수 있다. 바람은 좁은 구멍을 통과할수록 더 거세어지기 때문이다.
겨울철과 봄철에는 바람구멍을 잘 막아야 한다
바람은 봄철과 겨울철에 가장 미쳐 날뛴다. 이를 광풍(狂風)이라고 한다. 그래서 처녀는 봄에 바람이 나고 정신병도 봄에 제일 많이 발작하며 중풍도 겨울이나 봄철에 제일 많이 생긴다. 겨울철과 봄철에는 몸에 있는 바람구멍을 막아서 바람이 몸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노인과 어린 아이들은 바람에 약하므로 바람구멍을 꼭 막고 다녀야 한다.
사람 몸에 있는 모든 바람 구멍 중에서 풍부혈이 그 본부다. 부(府)는 곳간이나 관청을 가리키는 말이다. 풍부혈(风府穴)은 모든 바람구멍을 관장하는 총본부다. 옛말에도 풍부혈은 바람이 들어오기 가장 쉬운 곳(風府 受風要處也)이라고 하였다.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키면 제일 먼저 습격하는 곳이 관청이 아닌가.
풍부혈은 뒷통수 가운데에 있다. 머리털이 나는 경계선 중앙에서 한 치쯤 위에 있다. 사람의 몸에서 바람구멍은 주로 머리에 있다. 바람은 가벼우므로 머리를 주로 공격한다. 춥고 바람이 많이 불 때에는 무조건 목도리를 하고 모자를 써서 바람구멍으로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봄철이나 겨울철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잠을 잘 때에는 머리와 목으로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
목도리로 바람구멍을 막는다
감기(感氣)의 원인도 바람이다.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다. 봄철에 황사는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고 벼멸구도 바람을 타고 서해바다를 건너서 날아온다.
나는 십여 년 전에 판소리를 1년 동안 공부한 적이 있다. 본래 나는 노래를 할 줄 모르고 대중가요나 가곡 같은 것을 아는 것이 전혀 없으므로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음치 신세를 면해 보려고 훌륭한 판소리 선생님을 모시고 소리를 배웠던 것이다.
소리꾼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목청이다. 감기에 걸리거나 목에 가래가 끼면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다. 나는 본래 음치를 타고 난 데다가 어려서부터 큰 소리를 내거나 크게 울어 본 적이 없어서 목청이 트이지 않았다. 그래서 목소리가 가늘고 힘이 없으며 자주 목이 쉬었다.
판소리 선생님은 소리 공부를 시작하는 첫날에 나한테 목도리를 구해서 늘 목도리를 하고 다녀야 한다고 하였다. 그 때가 한여름철이었는데 더울 때에도 얇은 손수건 같은 것으로 늘 목을 두르고 있어야 목청이 상하지 않으며 감기가 들어도 목도리를 하고 있으면 목감기는 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판소리를 공부하는 동안 늘 목에 스카프를 감고 다녔다. 잠을 잘 때에도 목도리를 벗지 않았고 날씨가 더워도 스카프를 풀지 않았다. 과연 그 덕분에 판소리를 공부하는 동안 감기가 들지 않았다. 꼭 한 번 비를 맞고 나서 감기가 들어 머리가 아팠지만 목청만 멀쩡해서 소리공부를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몸에 있는 바람구멍을 막는데 목도리만한 것이 없다. 목도리 하나로 온갖 풍사를 막을 수 있다. 목도리 한 장이감기와 두통을 예방하는 최고의 약이다.
뒷머리의 풍부혈을 주물러 주면 두통이 낫는다
4천여 년 전 요순시대에 살았던 팽조(彭祖)라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는 880살까지 살다가 죽었는데 죽기 전에도 젊어서 죽는다고 한탄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팽조한테 한 노인이 찾아와서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이 노인은 두통이 몸시 심해서 여러 의원을 찾아갔으나 아무도 두통의 원인을 알지 못했다. 팽조가 이 노인의 집에 가서 살펴 보았더니 노인이 잠을 자는 침대 머리가 창문 옆에 있는 것을 보았다.
팽조는 노인한테 머리에 찬바람을 쏘이지 않도록 목도리로 목을 감고 잠을 자고 머리를 창문과 반대쪽에 두게 하였다. 과연 노인이 팽조의 말을 따랐더니 두통이 씻은 듯이 나았다.
뒷머리나 뒷목에 바람을 쐬면 두통이 생긴다. 요즘 사람들은 여름철에도 뒷머리에 에어컨 바람을 많이 쏘이기 때문에 아픈 경우가 많다. 머리를 감을 때에도 머리카락의 물기를 완전히 말리고 나서 밖에 나가는 것이 좋다.
머리는 바깥에 늘 노출되어 있는 부위다. 바람은 머리를 제일 먼저 공격한다. 바람으로 인한 첫 번째 증상이 두통이다. 그래서 두통이나 머리에 부스럼이 나는 것을 머리에 바람을 맞았다고 해서 두풍(頭風)이라고 한다. 두통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개 양쪽 옆머리가 아픈 것은 간이나 쓸개가 탈이 난 것이 원인이고, 앞머리가 아픈 것은 위와 장에 탈이 난 것이 원인이며, 뒷머리가 아픈 것은 풍부혈로 바람이 침입한 것이 원인이다.
대부분의 두통은 풍부혈과 관련이 있다. 바람으로 인한 두통은 풍부혈을 주물러 주는 것으로 간단하게 고칠 수 있다. 왼손으로 뒷머리의 머리카락을 위로 치켜 올리고 나서 네 손가락으로 머리를 잡고 오른손 엄지 손가락으로 풍부혈을 한 번에 30번에서 50번씩 수시로 주물러 주면 대부분의 두통이 사라진다. 풍부혈을 수시로 주물러 주면 머리에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혈액과 산소가 뇌에 많이 공급되어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진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풍부혈에 절대로 뜸을 뜨면 안 된다. 불길은 바람을 만나면 더욱 맹렬하게 타오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산불이 났을 때 바람을 만나면 불길이 더욱 거세어지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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