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17곳, 작년 신생아 0명

2018. 3. 15. 19:4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읍·면·동 17곳, 작년 신생아 0명


경북 영주 평은면 2년째 전무
지방 소멸현상 급속 진행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신생아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는 마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방 소멸' 현상이 닥치는 건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통계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읍·면·동(3496곳) 가운데 지난해 '신생아 0명'인 지역이 17곳으로 2016년(14곳)에 비해 3곳 늘어났다. 아이가 한 해 한 명도 태어나지 않는 마을은 2010년 2곳에서 2011년 3곳, 2012년 2곳, 2013년 4곳, 2014년 8곳, 2015년 10곳, 2016년 14곳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신생아 5명 이하인 지역은 지난해 355곳으로 조사됐다. 전국 읍·면·동 열 곳 가운데 한 곳 수준이다. 이 역시 2016년(307곳)보다 16%, 2010년(97곳) 대비로는 3.7배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신생아 울음소리가 멈춘 곳은 경북·경남이 각각 4개 읍·면·동으로 가장 많고, 강원 3곳, 인천·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이 각각 1곳이었다. 최진호 아주대 명예교수는 "25년 뒤면 한국 농촌지역의 읍·면·동 열 곳 중 한 곳은 인구가 반 토막 나 소멸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고성군의 14개 읍·면 가운데 대가·영현·개천면 3곳에서는 작년에 아기 울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한 개 군의 3개 면이 '신생아 0명'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고성군 대가면은 2016년 출생 4명, 사망 39명이었으나 작년에는 출생 0명, 사망 32명으로 바뀌었다.

경북 영주 평은면은 2016년과 2017년 2년째 신생아가 전무했다. 반면 사망자는 각각 17명, 35명을 기록했다. 귀농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인구 자연감소(사망-출생) 폭에 미치지 못해 전체 면(面)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신생아 0명'인 17개 지역은 20~39세 가임 여성 규모가 전국 평균의 절반 밖에 안 된다. 전국 평균으로는 20·30대 여성이 27.6%인데, 이 지역들은 평균 12.2% 수준이다. 게다가 가임 여성들이 계속 줄고 있어 앞으로도 이 지역들에서 '출산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ds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