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굴착기 1분기 순익 90% 증가, 시련 끝 '제2 전성기'

2018. 4. 30. 18:17C.E.O 경영 자료



두산 굴착기 1분기 순익 90% 증가, 시련 끝 '제2 전성기'

  • 안상희 기자
    •  

  • 입력 : 2018.04.29 09:54 | 수정 : 2018.04.29 10:05

    한때 두산그룹 내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두산인프라코어 (10,150원▲ 790 8.44%)가 그룹 내 효자로 거듭났다. 중국 시장이 되살아나고 새로 개척한 신흥시장에서 영업 효과가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95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0.3% 증가한 1414억원을 기록했다. 원화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중국과 신흥, 선진에서 건설기계 판매량이 급증했다.

    두산 굴착기 1분기 순익 90% 증가, 시련 끝 '제2 전성기'
    ◇ 되살아난 中 시장...판매 전망치 상향조절·공장은 풀가동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착기 시장 점유율이 2017년 8.3%에서 2018년 1분기 9%로 올랐다. 지난 2월 점유율은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10.5%를 기록했다. 중국업체 사니, 미국 캐터필러에 이어 점유율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 1분기 중국시장 매출은 4251억원으로 전년대비 93%나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내 굴착기 판매 대수는 5016대로 전년대비 57% 증가했다.

    회사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광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을 반영해 올해 전망치를 최근 종전보다 20~38% 올려잡은 1만3000대에서 1만5000대 수준으로 높여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전반적으로 많이 늘어 현재 인천, 군산, 중국 연태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사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996년 중국 굴착기 시장에 외국기업 처음으로 진출했다. 2006년에는 시장점유율 19%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매출 중 중국 비중은 28%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중국 시장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국 시장에서 두산 굴착기 판매 대수는 2011년 1만6692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중국 건설경기 침체로 내리막길을 걸어 2015년에는 3523대로 바닥을 찍었다. 중국 내 매출은 2011년 2조에서 2012년 1조원으로 반토막났다. 결국 회사는 인력 1500여 명 감축, 프랑스 자회사 몽타베르 매각, 공작기계사업부 매각, 벨기에 공장 폐쇄, 브라질 공장 가동중단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건설장비 전시회 ‘콘엑스포 2017’에서 최신 굴삭기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건설장비 전시회 ‘콘엑스포 2017’에서 최신 굴삭기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 위기 속 신흥·선진시장 개척...중국은 내실다지기

    위기 속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 쏠린 매출 비중을 분산시키고자 신흥시장과 선진시장 개척에 나섰다. 영업망을 확대하고 대규모 수주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회사의 건설기계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8%(1조8463억원)에서 지난해 15%(9168억원)로 줄었다. 최근 침체된 중국시장이 되살아나고 동시에 신흥국과 선진시장에서도 경기 개선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자 앞서 진행한 포트폴리오 조정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매출이 각 지역에서 골고루 확대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한국 포함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어난 3394억원을 기록했다. 개발 열풍으로 신흥시장의 건설기계 판매 대수는 같은 기간 전년대비 28% 늘어 3100대 이상 판매됐다. 두산밥캣에서 이관해 올해부터 직접 운영하는 북미와 유럽 선진시장에서는 경기 개선에 따른 건설장비 수요 확대와 제품군 확대로 매출이 전년 대비 29.3% 늘어난 195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높여 내실을 다졌다. 중국 내 현금판매 비중도 높여 재무를 개선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중국시장에서 판매 대금을 100% 현금으로 받거나 1년 내 판매가격의 60% 이상이 현금으로 회수되는 비중이 전체 판매의 84%에 달한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에서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과거와 달리 매출채권 회수 위험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회사의 순차입금도 2017년 3분기 2조970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말 2조6900억원, 올 1분기 2조6500억원으로 축소됐다.

    중국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케어' 서비스로 고객관리에도 나섰다. 고장이 나지 않아도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제품 보증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을 통해 제품 관련 소식과 중고차 및 부품 정보, 보유 장비에 대한 관리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굴착기 시장은 신도시 개발, 중대형건설기계 사업 인프라투자 확대, 기계 교체 수요로 앞으로도 밝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매각 실패 책임에 대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 측을 상대로 7050억원 규모의 추가 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은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기계 산업 외 제조업 전반에 퍼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보며 한 단계 더 나아가고자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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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9/2018042900288.html#csidx90b6a7e35abc0509470b1db723953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