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2018. 5. 31. 23:13C.E.O 경영 자료



[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갓튜브' 뒤에 '갓튜버'](종합)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이영민 기자, 최동수 기자 |입력 : 2018.05.31 05:30|조회     

             

편집자주스마트폰이 개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 1등 공신은 유튜브(Youtube)다. 어느새 TV는 물론 어떤 포털사이트나 메신저, 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인간의 온갖 관심사가 총망라돼 ‘갓튜브’(God+유튜브 합성어)로도 불린다. 힘의 원천은 영상을 만드는 ‘유투버’들이다. 인기 연예인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사람들은 유튜버에 열광하는지 들여다 본다


'갓튜브' 뒤에 '갓튜버'…그들은 누구인가



['갓튜브' 뒤에 '갓튜버']①새로운 문화권력 '유튜버' 영향력↑…상위 30개 채널, 평균 25.1세·구독자 203만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명 유튜브 채널 J.Fla(제이플라), JWCfree(정성하), 영국남자, PONY Syndrome(포니) /사진=각 채널 영상 캡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명 유튜브 채널 J.Fla(제이플라), JWCfree(정성하), 영국남자, PONY Syndrome(포니) /사진=각 채널 영상 캡처
일상에 유튜브(Youtube)가 스며들었다.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쏟아지는 동영상을 보고 즐긴다.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동영상부터 게임, 미용, 시사 정보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유튜브는 '갓튜브'(God+유튜브 합성어)로 불린다.

유튜브에는 수십, 수백만에 이르는 구독자를 바탕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많은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가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갓튜브를 가능케 하는 유튜버가 새로운 문화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TOP 30 유튜버 평균 연령 25.1세 '젊은 감각' 필수
30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구독자가 10만명을 넘는 국내 채널(유튜버)은 2015년 367개에서 2017년 1275개로 불과 2년 사이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금 이 순간도 각 채널의 구독자는 급증하고 있다. 100만명을 돌파한 국내 채널도 지난해 말 90개에서 이날 기준 100개가 됐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일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가능하다. 국내 유튜브 상위 100개 채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이 아닌 개인 유튜버가 운영한다. 10~20대를 중심으로 유튜브가 퍼져나간 만큼 젊은 감각은 필수다.

실제 머니투데이가 국내 개인 유튜버 상위 30개 채널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나이는 25.1세(나이를 공개하지 않은 2개 채널은 제외)였다.

서은이야기의 주인공 신서은양이 4세로 가장 어렸고,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40세로 제일 많았다. 30개 채널의 70%는 20대였다. 남녀 비율은 총 32명 중 남성이 17명, 여성이 15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30개 채널에서 다루는 콘텐츠는 '게임'(7개), '일상'(5개), '음악'(5개) 순으로 나타난다. 30개 채널의 평균 구독자 수는 203만명이다. 한 개의 채널이 국내 어떤 일간지보다도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셈이다.

J.Fla(제이플라·본명 김정화·31)의 구독자가 786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30개 채널 중 가장 구독자 수가 적은 Blue Marvel(블루마블)도 117만명으로 집계됐다.
ㅈㅗㅎ은
인기 유튜버의 말투나 행동이 일상생활에서 유행하고 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오프라인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유튜버들은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이르는 구독자를 바탕으로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의 시대를 열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레거시 미디어'(전통 언론)에서는 피디 등 파워를 가진 소수의 사람에게 잘 보여야만 뜰 수 있었다"며 "지금은 누구나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스스로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1년에 억대 광고 수입도…대기업 임원 부럽지 않아
유튜버의 수익은 동영상에 붙는 광고에서 나온다. 구독자 수가 1000명을 넘고 지난 1년간 채널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인 유튜버는 구글의 광고 중개 시스템 '애드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동영상 1뷰당 1원가량의 수익이 유튜버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익이 꼭 조회 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동영상의 시청시간이나 조회수 등을 애드센스의 알고리즘으로 조정해 수익을 배분한다.

국내 인기 유튜버의 광고 수익은 1년에 많게는 10억원을 넘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도티(게임 위주)는 약 15억9000만원, 허팝(과학실험 위주)은 약 12억3000만원, 대도서관(게임 위주)은 약 9억3000만원의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온다.

유튜버들의 상업적 가치는 이미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룬다. MCN(다중채널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유튜버들의 마케팅, 저작권 관리, 콘텐츠 유통 등 다양한 영역을 지원하고 수익의 일부를 챙긴다. 국내 최대 규모의 MCN 사업자인 '다이아 티비'(DIA TV)의 경우 총 1400여개 유튜브 채널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유튜브는 재능있는 크리에이터(유튜버)들을 바탕으로 성장한 플랫폼"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질 높은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유튜브 커뮤니티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4세 꼬마부터 80세 할머니까지…"나도 유튜버 해봐?"



['갓튜브' 뒤에 '갓튜버']②먹방·뷰티·게임·일상 등 무궁무진한 콘텐츠…전문가 "개인 정체성 형성에 긍정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튜버 봇노잼, 신서은양, 뽀모, 박막례씨. /사진=유튜브 각 채널 영상 갈무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튜버 봇노잼, 신서은양, 뽀모, 박막례씨. /사진=유튜브 각 채널 영상 갈무리
어두운 방 안 스탠드 조명 아래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한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빗소리, 장작 타는 소리 등 집중력을 높여주는 백색 소음뿐이다. 이 남자가 홀로 공부하는 6~7시간은 수십만 유튜브 구독자에게 실시간 공유된다.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 봇노잼은 '같이 공부해요'라는 제목으로 공부만 하는 영상을 올려 구독자 28만명을 모았다. 가장 인기 있는 공부 영상 조회 수는 46만에 달한다. 시청자들은 영상을 틀어놓고 같이 공부하거나 채팅창에 '유튜브(Youtube) 영상 때문에 공부를 시작하게 될 줄은 교수님도 모르셨겠지", "억지로 하던 공부, 20년 만에 드디어 흥미를 찾았습니다" 등 글을 남긴다.

◇모든 일상이 소재…"독자적 콘텐츠로 승부"
최근 유튜브에는 봇노잼처럼 공부, 연애, 가족관계, 애완동물 등 일상 공유 콘텐츠가 많은 독자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구독자 10만명이 넘는 채널만 1275개에 달하는 등 치열한 유튜버 시장에서 틈새를 공략한 새로운 흐름이다.

춤, 노래 등 유튜버의 특기를 살린 전통적 인기 콘텐츠도 여전히 강세다. 국내 유튜버 중 가장 인기 있는 채널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기업형 유튜버)는 댄스 학원에서 진행되는 창작 안무 영상, 댄스 연습 영상 등을 올려 3년 만에 구독자 950만명(이하 30일 오전 9시 기준)을 모았다.

생활 속 정보를 알려주는 '~하는 법'(How to, 하우 투) 콘텐츠도 인기다. 뷰티·요리·운동 채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튜브 평가인증매체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위 250개 유튜버 채널 중 가수·엔터테인먼트·방송(137개)을 제외하면 'How to'(26개) 분야가 가장 많다.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는 오직 조리해서 먹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실시간 방송일 경우 독자들과 채팅방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특이한 음식 리뷰, 음식 먹는 소리를 강조한 ASMR(자율감각 쾌락 반응, 소리를 강조한 영상 콘텐츠) 먹방 등 사전제작 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게임 실력이나 입담을 살린 게임 유튜버도 많다. 국내 100대 유튜버 채널 중 개인 유튜버(8명)가 가장 많은 분야다. 게임 유튜버는 페이커, 프레이 등 프로게이머도 있지만 대도서관, 악어, 도티, 잠뜰 등 예능요소를 강조해 게임 중계를 하는 유튜버들도 강세다.

구독자 139만명, 전체 영상 조회 수 9억2800만뷰에 달하는 게임 유튜버 잠뜰(본명 박슬기·23)은 "나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상 1000여개를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에 더 반응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추려 노력하다 보니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4세부터 80세까지…누구나 될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만큼 유튜버 연령도 광범위하다. 164만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최연소 유튜버 서은이야기의 신서은양(4)은 21개월 때부터 유튜브에 등장했다. 애정결핍 현상을 보인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부모가 영상을 찍어 올린 것이 시작이다. 지금은 장난감이나 어린이 체험 공간 후기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만든다.

할머니 유튜버도 있다. 평생 식당을 운영하던 박막례씨(71)는 구독자 43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스타다. 손녀가 할머니의 치매 예방을 위해 영상을 찍어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새로운 경험 도전기, 미용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최고령 유튜버인 김영원씨(80)도 '영원씨TV' 채널(구독자 15만명)을 운영 중이다. 김씨의 주요 콘텐츠는 먹방이다. 손녀가 할머니와 추억을 쌓으려고 채널을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유튜버의 증가가 자기표현 시대의 긍정적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황인성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자신을 드러내고 정보를 발표하는 일이 어려웠지만 유튜브의 등장 이후 수월해졌다"며 "유튜버 활동은 개인이 스스로 표현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全국민 매일 23분 유튜브…1020→모든 세대로



['갓튜브' 뒤에 '갓튜버']③카카오톡 등 다른 앱 제치고 1위…전문가 "쌍방향·무료 콘텐츠·다양성 등 강점"

[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전원생활을 꿈꾸는 직장인 김모씨(50)는 요즘 출퇴근길에 유튜브(Youtube)를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김씨는 충청남도 태안에 정착해 전원생활을 하는 40대 남성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의 채널 '바닷가 전원주택'을 즐겨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김씨는 땅 구매방법, 주택 가격, 전원생활의 장단점 등 정보를 얻으며 꿈을 키우고 있다.

10~20대 전유물이었던 유튜브가 50~60대 중장년층 등 전 연령층의 일상에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유튜브가 인기를 끌면서 이제 유튜버는 단순한 콘텐츠 제작자를 넘어섰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유행어를 만들고 수십 만 명의 팬덤(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거느린 이른바 '갓튜버'(God+유튜버의 합성어)로 성장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유튜버는 물론 블로그에 일기 쓰듯 영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Vlog·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 유튜버들도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 층은 한층 넓어지고 있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4월 발표한 '연령대별 모바일앱 사용시간'(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국내 전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3712만명으로 환산)에 따르면 10~4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사용시간이 긴 앱이 유튜브였다.

10대(76억분)와 20대(53억분), 30대(42억분), 40대(38억분)에서 가장 오래 쓰는 앱이었고 50대 이상 장년층에서도 51억분을 기록해 1위 카카오톡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4월 한 달 동안 국내 유튜브 총 사용시간은 258억분으로 2016년 3월 79억분에서 3배 넘게 늘었다.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매일 하루 23분간 유튜브를 이용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기 비결로 '친밀감'과 '주제의 다양성' 등을 꼽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 생각을 공유하면서 불안을 없애고 자존감에 대한 보상심리를 느낀다"며 "자신의 관심사를 다루는 유튜버 채널을 찾아 시청하면서 동질감과 만족감을 맛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3년차 김모씨(32)는 "평소에 영화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독립영화 비평을 해주는 유투버의 영상을 즐겨본다"며 "평소 친구나 애인과 독립영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아 아쉬웠는데 유튜버를 보면서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를 하나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시청자가 콘텐츠 생산자인 유튜버와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기존 방송사의 동영상 콘텐츠는 방송사가 생산하고 시청자는 소비만 하는 등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유튜브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간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튜브가 생겨나면서 시청자는 콘텐츠 소비만 하지 않고 직접 참여해 생산자로서 역할 한다"며 "1인 유튜버들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고 시청자들의 질문을 콘텐츠에 반영하는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이모군(14)은 "노래를 좋아해 일반인과 노래 대결을 펼치거나 발성을 알려주는 유튜버의 동영상을 즐겨본다"며 "얼마 전에는 유튜버 방송에 직접 전화를 걸어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4시간 어디서나 무료라는 점도 매력이다. 대학생 박모씨(22)는 "장거리 여행을 갈 때 좋아하는 유튜버의 채널을 몰아서 본다"며 "음악을 들을 때도 유료 앱을 이용하지 않고 유튜브 영상을 틀어 놓는다"고 말했다.

최동수 기자



'갓튜버' 잡아야 뜬다…광고시장 '新블루칩' 떴다



['갓튜브' 뒤에 '갓튜버']④유튜버와 손잡으니 완판 행진…"친근한 소통 무기, 구독자 충성도·공감성 ↑"

해태제과에서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와 협업해 판매한 바밤바 슛포러브 에디션 / 사진=유튜브 채널 슛포러브 영상 캡처
해태제과에서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와 협업해 판매한 바밤바 슛포러브 에디션 / 사진=유튜브 채널 슛포러브 영상 캡처
낮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 주부 김모씨(33)는 마트 아이스크림 판매대에서 평소 즐기던 '바밤바'를 집어 담다가 한번 더 눈길을 줬다. 평소 못 보던 문구 'SHOOT FOR LOVE'(슛포러브)를 발견했다.

이달 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에 바밤바 슛포러브 스페셜 에디션 100만개가 유통됐다. 해태제과가 인기 유튜브(Youtube) 채널 슛포러브와 협업을 진행했다. 슛포러브에 등장하는 인물의 별명이 바밤바인 것에 착안했다.

슛포러브는 재미있는 축구 영상을 올리고 동영상의 1뷰당 1원의 소아암 환자 치료비를 기부한다. 구독자만 39만명에 이른다. 해태제과는 이번 슛포러브와 협력으로 최소 39만명 혹은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으로 그 이상의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가 광고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십, 수백만에 이르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들은 '갓튜버'(God+유튜버의 합성어)로도 불리며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로 활약한다.

최근 미국의 마케팅 업체 미디어킥스는 2016년 2조6900억원이었던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최대 약 4배인 10조76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기업도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유튜버를 활용한 광고는 TV나 신문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던 것과 달리 목표를 명확히 설정할 수 있다. 미용 관련 유튜버를 앞세워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에게 신제품을 시식하도록 하는 식이다. 유튜버에 대한 구독자의 충성도가 높아 즉각적인 반응도 나타난다.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제품 체험기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기존 광고 시장에서 주목했던 파워블로거는 제품을 글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화장품업체 미미박스는 유튜버 포니(구독자 394만명)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출시한 제품이 40분 만에 2만5000개가 팔렸다. 최근 글로시데이즈라는 화장품 업체는 유튜버 이사배(구독자 170만명)의 추천제품으로 구성한 이사배박스를 내놔 5분 만에 준비한 4000박스를 모두 팔았다.

구독자 171만명의 대도서관은 올해 2월 자신의 채널에서 헌법 개정안 관련 퀴즈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평소 매너 있는 방송 진행으로 '인터넷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대도서관의 광고 효과를 본 청와대가 직접 비용을 지급하며 추진한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올해부터 축구 게임을 주요 콘텐츠로 방송하는 유튜버 감스트(58만명)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젊은 세대에 K리그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공개한 'MCN(다중채널 네트워크) 브랜디드 콘텐츠의 광고 효과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소비자의 오락성과 공감성, 몰입도가 강점이다. 소비자들은 일반 광고보다 '유용'하고 '신뢰', '공감'이 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희 한국MCN협회 사무국장은 "인플루언서들은 옆집 언니나 형, 오빠 같은 친근함을 무기로 활발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쇼핑 자체를 놀이와 취미처럼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튀어야 산다'…하루 9만개 삭제해도 저질논란



['갓튜브' 뒤에 '갓튜버']⑤'자극적 콘텐츠' 유혹에 유튜버들 '흔들'…전문가 "자정 노력 필요"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적자생존은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의 숙명이다. 1분마다 수백 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정보의 바다에서 시청자들의 눈에 띄지 못한 유튜버는 그대로 사라진다.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콘텐츠의 유혹에 빠지며 저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최근 유튜브(Youtube)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적절한 내용으로 삭제된 동영상의 규모를 발표했다. 삭제된 콘텐츠는 테러리즘이나 인종혐오, 미성년자를 겨냥해 과도한 성적 표현이 담긴 동영상 등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828만개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9만건이 넘는 양이다. 유튜브는 부적절한 내용으로 문제가 된 동영상의 80%(668만건)를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분류해 삭제했다. 유튜브는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저질 콘텐츠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특히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콘텐츠는 이런 조치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구독자를 수십 만 명씩 거느린 유명 유튜버들은 동영상에서 수시로 비속어를 남발하고 기행을 일삼지만 좀처럼 제재를 받지 않는다.

'앙, 기모띠'('기분 좋다'는 뜻의 일본어 표현)를 유행시킨 유튜버 철구(구독자 93만명)가 대표적이다. 철구는 아프리카TV BJ(인터넷 방송 진행자) 시절부터 지역·인종 비하 등 차별적 발언을 일삼아 물의를 빚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에는 다소 수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욕설과 비속어가 동영상에 나온다.

현재는 유튜브를 떠난 상태지만 유튜버 신태일도 초등학생 머리를 때리고 도망가거나 지하철에 드러눕는 등 기행을 펼쳐 지난해 사회적 논란이 됐다. 당시 신태일의 구독자는 80만명에 육박해 많은 청소년이 그의 행동을 따라 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대한건아턱형(구독자 128만명), 감스트(구독자 58만명) 등 영향력이 있는 많은 유튜버가 과격한 언행이 도마에 올랐다.

[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막강한 유튜버의 영향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이모씨(27)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인터넷 방송의 말투나 행동을 시시때때로 따라 한다"며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에서 아이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 많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가 기존 포털사이트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검색' 분야도 자극적 콘텐츠가 문제다. '난리', '충격' 등의 문구와 이슈 키워드를 섞어 동영상의 섬네일(Thumbnail·대표 이미지)을 올리는 식이다. 막상 동영상을 시청해보면 내용이 없는 '낚시성' 콘텐츠인 경우가 많다.

논란이 될만한 콘텐츠를 일일이 확인해 규제하는 건 어렵다. 초 단위로 올라오는 무수히 많은 동영상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파수꾼 역할을 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유튜브 실시간 규제는 기술적으로 힘들어 신고된 영상 위주로 살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 유튜버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하고 부적절한 콘텐츠를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만큼 경쟁률도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주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 표현을 남발하기도 하는데 결국 자신에게 손해가 될 수도 있어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폭력이나 성적인 문제 등에서 현행법을 명백히 위반하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처벌이 어렵다"며 "유튜버들이 스스로 조심할 필요성과 함께 플랫폼 내에서 자체 심의를 강화하는 등 자정작용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유튜버 1%는 실제 억대 수입, 99%는…



['갓튜브' 뒤에 '갓튜버']⑥고소득 유튜버 꿈꾸는 사람들 증가…상당수는 월 100만원 벌기도 힘들어

[MT리포트] "1년 수입 10억"…수백만 구독자 '유튜버의 세계'
평범한 마트 아르바이트생에서 1년에 180억원을 버는 게임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가 된 영국의 다니엘 미들턴(26).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을 올려 1년에 119억원을 벌어들인 유튜버 라이언(6). 이처럼 혼자서 어지간한 기업체만큼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 스타들의 소식이 종종 화제다.

최근 서점가에는 '유튜브(Youtube)로 돈 벌기' '유튜브로 월급 만들기' 등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 유튜브 관련 책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국내 간판 유튜버 '대도서관'도 이달 10일 출간한 저서 '유튜브의 신'에서 "나는 유튜브로 1년에 17억 번다. 당신이야말로 유튜브의 신이 될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말한다.

실제 1년에 억대 수입을 올리는 유튜버는 1% 미만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유튜버를 비롯한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1인 미디어 산업) 사업자와 연계해 활동하는 영상 제작자 약 1만여 채널 중 연간 1억원 이상을 버는 채널은 100개(1% 미만) 정도다. 나머지 99% 넘는 채널 중에는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MCN 사업자들은 유튜버들의 마케팅, 저작권 관리, 콘텐츠 유통 등 다양한 영역을 지원하고 수익의 일부를 챙긴다. 따라서 이들과 계약을 맺은 유튜버들은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직업적으로 영상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영화 리뷰 유튜버 9bul(구불·33)은 지난해 1월 활동을 시작해 1년 5개월 만에 구독자 6만명, 채널 전체 조회 수 840만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금은 월세와 생활비를 마련할 정도로 수익을 얻지만 처음에는 하루 식비 벌기도 힘들었다.

구불은 "유튜버가 된 지 9개월째에 10만원을 겨우 벌 수 있었다"며 "유튜버 일이 다른 일보다 쉽고 즐겁게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처음에는 최저 시급조차 어려웠다"고 밝혔다.

유튜버들은 대부분 수익을 광고에서 얻는다. 유튜브 광고 시스템인 애드센스는 콘텐츠 공급 국가, 콘텐츠 유형, 이용자 수, 주요 구독자의 국적 등에 근거해 조회수 1000회당 가격을 결정한다. 우리나라 유튜버들은 일부 상위 유튜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회 수 1000회당 1달러 미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극히 일부 유튜버의 성공을 모두의 성공처럼 보면 위험하다고 말한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버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하지는 않는다"며 "취미로 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직업 유튜버가 되고 싶다면 오랜 시간 콘텐츠 내용을 고민하고 많은 훈련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유튜브 유재석', 대도서관 "성공 비결이요?"



['갓튜브' 뒤에 '갓튜버']⑦'유튜브의 신' 출간한 9년차 인터넷 방송인 대도서관 "자기만의 기획이 가장 중요"

인기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0) / 사진제공=다이아 티비
인기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0) / 사진제공=다이아 티비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통일된 기획을 동영상으로 1주일에 2편 이상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성실함이 필요하다."

1인 미디어의 선구자이자 '유튜브(Youtube)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0)은 이달 27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노력 없이는 아무나 성공할 수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유튜브 생태계에서도 통용된다는 얘기다.

그는 "요즘 아이들도 그렇고 유튜브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며 "유튜버 등 1인 미디어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대도서관은 게임을 주력 콘텐츠로 한다.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고 시청자와 활발한 소통을 하는 깔끔한 방송 진행이 장점이다.

1인 미디어라는 생소한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 온 끝에 어느덧 대도서관의 유튜브 구독자는 170만명을 넘겼다. 연간 수익은 17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8년간의 인터넷 방송 노하우를 담은 '유튜브의 신(神)'이라는 책까지 출간했다.

국가대표급 유튜버 대도서관이 바라보는 유튜버와 유튜브 생태계는 어떤 모습인지 들어봤다.

-우리 사회가 유튜버 등 1인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최근 시선이 달라진 것을 많이 느낀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1인 미디어를 보는 시선이 무시를 넘어 혐오스럽기까지 한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제가 욕설을 안 하는 방송으로 인기를 끌게 되면서 대중들과 접점을 찾게 된 것 같다. 또 좋은 방송인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신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영향을 줬다고 보나.
▶유튜브로의 플랫폼 변화 영향이 큰 것 같다. 예전에 다른 플랫폼에서는 별풍선(후원)을 받는 식으로 팬들에게 직접 돈을 받았다. 유튜브는 기업이 주는 광고 수익이다 보니 더 타당하게 여기는 시선이 있다. 여전히 시청자에게 직접 수익을 거뒀다면 사회적으로 인식이 안 좋았을 것 같다.

-유튜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튜버가 보는 유튜브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1인 미디어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유튜브밖에 없다. 유튜브는 서울에서 만든 동영상을 미국 뉴욕에 있는 시청자가 보면 미국 광고가 붙는다. 한국에 앉아서 미국에 상품을 판 것과 마찬가지다.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도 유튜브를 통해 자연스럽게 미국에 진출하게 됐다. 콘텐츠 혁명이 아니라 유통의 혁명이라고 본다.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소재도 다양하다 못해 이런 것까지 방송하나 싶을 정도다.
▶당연하다. 다양성은 1인 미디어의 핵심이다. 기존 미디어의 보완 구도로 봐야 맞다. 세상에 사람들의 취미와 관심사가 너무 다양하다. 시청자들은 자세한 정보를 원하지만 TV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유튜브가 잘 되는 것이다. TV는 대중적인 것을 다뤄야 제작비가 나온다. 나머지 콘텐츠를 1인 미디어가 보완해주는 거다.

-어떤 사람들이 유튜버가 되는가.
▶누구나 할 수 있다. 유튜버들을 실제로 보면 말을 잘 못 하는 분들도 많다. 편집으로 채우는 것이다. 다만 BJ(인터넷 방송 진행자) 같은 생방송은 쉽지 않다. 하루 3시간 이상 혼자 진행해야 해서 끼가 있어야 한다. 유튜브는 편집으로 만회할 수 있다. 오히려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이 호기심 있는 부분이나 유행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뭔가.
▶통일된 기획을 해야 한다. '먹방이 인기네, 여행이 인기네' 하며 이것저것 아무거나 올려서는 영원히 안 된다. 관련 영상을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모이질 않는다. 일단 동영상을 올려보는 것도 중요하다. 어설프지만 자신의 기획에 합당한 것을 올려보고 피드백을 받아 발전시켜 나가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 요즘 좋은 영상이 많다고 겁내기만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영상을 만들 수는 없다.

-자유로운 인터넷의 특성상 유튜버들이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유튜버들이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고 보나.
▶기존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너무 정제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 물론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사람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잘 나가는 유튜버들은 굉장히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방송에서 한번 말실수를 하면 거기서 경력이 끝날 수도 있다. 조회 수에만 급급해 책임감 없이 방송하는 분들도 많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도움이 안 된다.

-수익은 얼마나 되나.
▶유튜브 광고 수익과 브랜드 협업, 외부 수익 등을 다 합쳐서 지난해 17억원 정도다. 매출 기준이다. 매출을 밝히는 이유는 이제 막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그분들에게는 이 분야에서 잘 나간다고 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버는 지가 중요하다. 동기부여를 하는 셈이다.

이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