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美·中무역전쟁’ 보도
“3개월째 美국채매각 나섰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땐 더 큰 타격”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최근 3개월 연속 미국 국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중국이 무역전쟁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 국채 매각 카드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가 40조 위안(약 65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중 무역전쟁 심화 시 “중국이 타이타닉호처럼 침몰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6일 발표한 미국 재무부 통계에서 중국의 8월 미국 국채 보유액은 전월보다 60억 달러 감소한 1조171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통신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위안화 가치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필사적인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 국채 매각을 통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동시에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월 미국 주재 중국 대사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해 미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축소는 무역전쟁에 대한 보복으로 인식돼왔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차원에서 미 국채 매각을 마지막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긴 했다. 하지만 국채 매각을 통한 미국 내 금리 상승으로 미국에 경제적 보복을 가하는 효과보다는 금리 상승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중국에 더 큰 타격을 가할 수 있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숨겨진’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최대 40조 위안(약 5조8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 정부의 정확한 부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S&P는 중국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관(LGFV)들이 최소 30조 위안(약 4900조 원)에서 최대 40조 위안 사이의 부채를 누적시켰을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거대한 채무 빙산을 향해 가는 타이타닉호와 같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