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세력 모으는 극우 개신교 "문재인은 간첩, 퇴진 운동 나선다"

2018. 11. 7. 00:43C.E.O 경영 자료

태극기세력 모으는 극우 개신교 "문재인은 간첩, 퇴진 운동 나선다"


전광훈 목사 등 개신교 중심의 통합 선언, 17일 광화문서 대규모 궐기대회 예고

[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총궐기 대회 사전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 목사는 "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은 국민 앞에 나서서 전향했다는 것을 밝혀주시라.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의 정부를 그냥 둘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탄핵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 유튜브 방송 캡쳐

  
일부 극우 개신교계가 문재인 대통령 퇴진운동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불복 운동을 벌이고 있는 태극기 집회 세력들과도 함께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첫 일정도 잡았다. 이들은 오는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는 극우 개신교와 태극기 부대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내년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은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최근 태극기 부대가 조직적으로 한국당에 책임당원으로 입당해 당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분석에 대해 "태극기 부대가 아니라, 특정인이 내년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특정 종교 세력을 대거 입당시키는 것"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여기서 특정 종교 세력은 사실상 개신교를 의미한다.

지난 5일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 퇴진 총궐기의 중심에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있다. 전 목사가 이끄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총궐기 대회 사전행사를 열어 이러한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 김문수 전 경기지사,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 <펜앤드마이크>의 정규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전 목사는 세월호 참사 관련해 "사고 난 건 좌파, 종북주의자들만 좋아하더라" 등의 막말로 물의를 빚었던 인사다. 그는 특히 19대 대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이후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그가 이끄는 청교도영성훈련원도 지난 8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건국 70주년 기념식 및 8.15 국가해체세력 규탄 범국민대회'를 연 주체이기도 하다. 당시 이들은 "청와대 내의 모든 주사파 세력들이 힘을 잃고 뿌리가 뽑히고 자멸하게 될지어다" 등의 기도를 하는 등 문재인 정부 규탄에 앞장섰다.
 
이날 사전행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다", "탄핵을 제안한다", "민족반역자" 등의 거친 발언이 쏟아졌다. <오마이뉴스>는 행사 당시 참석자들이 촬영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했다.
 
"대규모 집회 성공시키려면 애국 기독인들이 중심이 돼야"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등과 태극기 집회 주최 측 등이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총궐기대회 사전행사를 열었다.
ⓒ 유튜브 방송 캡쳐

 
전광훈 목사는 이 행사에서 "감옥 갔다와서 몸도 안 좋고 해서 좀 쉬었다가 애국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여기 계신 여러 애국동지 대표들이 집을 찾아왔다"라며 자신이 전면적으로 문 대통령 퇴진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지금 애국운동 상태를 살펴보면, 항상 큰 대회를 할 땐 기독교 교회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현재 탄핵으로 일어난 태극기 전사들이 굉장히 가라앉고 있다더라. 특히 태극기 집회가 점점 소멸돼 앞으로 2년 후면 거의 없어질 것이라며 저보고 지원해달라고 했다. (중략) 기도하는 중에 결단을 내렸다. 고영주 변호사가 함께 하면 하겠다고 했다. 고 변호사가 말하시길, '무조건 목사님 하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간첩인 신영복을 제일 존경한다고 했다. 대학 다닐 때 월남 패망하는 모습을 보고 희열을 느꼈다고 자서전에 말하고 있다"라며 "그 외에 수많은 어록을 살펴보면 그 분(문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로) 전향한 흔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전 세계를 다니면서 북한의 김정은을 도와달라고 애걸하고 다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과 언론의 동의 없이 혼자서 38선을 넘어서 김정은과 밀담을 하고 오는 대통령이 어디있나. 이것은 곧 간첩이다"라며 "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은 국민 앞에 나서서 전향했다는 것을 밝혀주시라.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의 정부를 그냥 둘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탄핵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사형해야 한다", "간첩이다" 소리치며 이에 호응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지냈던 고영주 변호사는 영상 인사를 통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고 변호사는 "억지·사기 탄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지금 목도하시는 것처럼 국가해체·경제파탄·영토포기·국군무장해제 등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라며 "저로선 뻔히 알면서도 이런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이 책임을 다소라도 면하기 위해 하루 빨리 이 무도한 반역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독교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일한 희망인 태극기 집회는 사분오열돼 있고, 향군·경우회·자유총연맹 등 제대로 조직을 갖춘 애국단체들은 현 정권의 방해공작으로 가동이 어려울 정도로 궤멸돼 있다. '한국교회연합'의 전광훈 목사님이 문재인 정권 퇴진을 위한 국민총궐기대회를 기획했다. 대규모 집회를 성공시키려면 애국 기독인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개신교 중심으로 태극기부대 '대통합'?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대통령 무죄석방’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박근혜 지지자가 ’11.3자주독립선언대회’에 참석한 국민주권연대 회원들의 행진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태극기 집회 단체들의 '대통합' 선언도 잇따랐다. 최병국 (사)해병대전우전국총연맹 총재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태극기집회를 주최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왜 대한문에서 하고, 서울역에서 하고. 목적과 목표가 분명히 같을 텐데 왜 이렇게 나눠서 하는지 납득이 안 됐다"라며 "저는 내려놨다. 백의종군하고 있다. 우리 존경하는 전광훈 목사가 기획한 대통합 총궐기에 다 같이 일어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한문 앞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도태우 변호사도 "(태극기 집회) 실무자와 집회 주최자들을 움직이는 힘은 참여하고 있는 애국국민과 단체들"이라며 "네트워킹을 통해 가능하다. 조직화가 많이 되면 통합 태극기 집회가 되고 진정한 시민혁명인 태극기 혁명으로 문재인·김정은을 박살낼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난민법 개정 등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고영일 변호사(자유와인권연구소 소장)는 "대형집회로 인도할 수 있는 분은 전광훈 목사 한 분뿐이다. 기독교계 중심으로 모이면 50만 모이지 않나"라며 "기독교계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갑제 대표는 "민족반역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공조하겠다는 자가 민족반역자 아닌가"라며 퇴진 운동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보수의 중심에 서려면 박근혜 탄핵에 대해 반드시 객관적이고 역사적으로 정리해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반 김정은-반 문재인' 연대를 만들어 투쟁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선전하라"고도 촉구했다. 방법은 '1인 유튜브 개설'이었다. 조 대표는 "국민들이 정신 차리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불씨가 돼야 한다"라며 여기 계신 분들이 이메일 계정을 갖고 있듯 유튜브 계정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전하는 게 선전이고 거짓말하는 게 선동이다. 선전해서 선동을 무찌르자.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