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9개월째 내리막길 질주
4개월 연속 10만명대 감소세 이어
거의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수 줄어
청년~60대 모든 연령대 취업자수 감소
청년과 60대는 늘어난 전국 평균과 대조
상용직 줄고 임시직 늘고…일자리 질도 나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폐업도 줄이어
서울지역에선 취업자 수가 9개월째 내리막길을 질주 중이다.
올 10월 전국의 15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6만 4000명이었다. 물론 보건·복지나 공공행정 부문에서 19만명이 증가하면서 마이너스 사태는 막았다. 사실상 정부가 돈을 퍼부어 통계상의 취업자 증가를 겨우 유지한 셈이다. 재정 투입이 끊기면 언제 마이너스로 돌아설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0만6000명이나 줄었다. 올해 2월 5만2000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9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7월에 11만3000명 감소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명대 마이너스 취업을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10만명대 내리막이다. 정부 재정 투입도 안 먹히는 상태인 셈이다.
서울 이외의 지역은 7월에 11만8000명 증가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악의 취업자 증가 규모다. 그래도 10만명대씩은 늘어났다. 서울은 이런 추세도 못 따라간다. 지역만 놓고 보면 사실상 서울발 고용 대란인 셈이다.
산업별로 고용 통계를 봐도 거의 모든 산업이 허덕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선 취업자 수가 4만8000명(-2.2%) 줄었다. 2월 이후 9개월째 내리막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도 3만8000명(-8.1%) 줄었다, 올해 6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지난해 10월 취업자가 2만5000명 줄더니 매달 1만~7만명씩 1년 1개월째 줄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지난해와 같은 2만5000명 줄었다. 건설업은 지난해 10월 8000명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계속 줄었으나 올해 1월 7000명 취업자가 늘어나는 반짝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월 취업 증가자가 한 명도 늘어나지 않더니 3월 1만6000명 줄어드는 것을 신호탄으로 8개월째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취업자 수가 늘어난 업종이라곤 정보통신업과 금융업뿐이었다.
일자리 질도 엉망이다. 정부가 고용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하는 상용직 증가세를 서울에선 찾아볼 수 없다. 7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어서다. 대신 일용직과 임시직은 올해 10월 각각 1만1000명, 5000명 증가했다.
자영업자는 무려 9%(8만6000명)나 줄었다. 특히 정부가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며 내세우는 지표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증가 추세도 서울시만큼은 예외다. 올해 8월 2만2000명 줄더니 지난달엔 4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전국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인원(10만1000명)의 47%가 서울시에 적을 둔 자영업자였다. 그만큼 서울시에서 장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령별 취업자 수를 봐도 서울시의 심각한 고용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올해 10월 전국 평균을 따졌을 때 취업자 수가 감소한 연령대는 30~40대였다. 60대 이상은 24만3000명 늘었다. 그러나 서울지역에선 청년층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서울지역의 고용사정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지가 wol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