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6.4% 인상 10개월 성적표, 취약계층이 되레 직격탄
알바가 대부분인 주17시간 이하 단기 일자리는 17만개 늘어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배모(22)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원래는 하루 7시간 30분씩 주 4일 근무를 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점포 측이 하루 근무시간을 3시간 줄이는 바람에 생활비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근무시간이 주당 30시간에서 18시간으로 줄면서 월급(주휴수당 포함)이 108만3600원에서 65만원으로 40만원 넘게 줄었다. 배씨는 "학원비와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면 주당 30시간 이상은 일해야 한다"며 "시급이 낮았던 예전이 일자리 구하기가 더 쉬웠다"고 말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저소득·저학력·저숙련 등 '3저(低)' 근로자,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통계청 고용 지표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을 16.4% 올린 올해 단기 일자리는 역대 최대로 늘고, 중·장기 일자리는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주당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단기 취업자는 17만3000명(전년 동기 대비, 10개월 평균치) 늘어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최대치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대부분인 단기 근로 일자리는 급여가 그만큼 낮다. 반면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주당 36시간 이상의 중·장기 취업자는 올 들어 80만1000명 감소했다. 외환 위기 때인 1998년(-165만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이다. 작년 중·장기 취업자가 42만1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고용 시장에서 취약 계층이 더 타격을 입은 것은 다른 지표로도 확인된다. 올 들어 저학력(중졸 이하) 실업자가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났다. 올해 중졸 이하 실업자 수는 2만1000명 늘었는데(전년 동기 대비), 이는 금융 위기 때인 2010년(2만4000명)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월별 단순 노무직 종사자 증감 폭(전년 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