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문 대통령, 누구를 대표하고 어느 나라 수호하는 대통령인가” [황용호의 一筆揮之]

2019. 6. 7. 10:59C.E.O 경영 자료

“대한민국의 체제에 반대하고 북한 편에 서 있나”/“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신의 정체성 커밍아웃”

약산 김원봉.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디어 커밍아웃하였다”며 “사실상 본인이 자유 대한민국의 체제에 반대하고 북한 편에 서 있음을 말입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말하며 “비록 김원봉이 일제강점기에 조선의열단과 조선의용대 등 독립운동을 했다고는 하나, 독립 이후 좌파 혁명운동을 하며 1948년 월북하여 6·25 전쟁의 공으로 북한 김일성으로부터 훈장까지 받고 북한에서 상당기간 주요한 자리를 거친 자가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런데 6·25 전쟁 등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감히 가해자인 김원봉을 떠받들다니...”라며 “문 대통령은 현충원에 묻힌 국가유공자들, 그 자리에 있던 국가유공자나 이를 들은 국가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피눈물을 흘리게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문 대통령은 그런 생각을 갖고 현충일 추념식을 간 겁니까”라며 “김원봉이 마지막에 김일성의 배신으로 숙청당했다고 해서 그의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적 행적, 6·25 당시 100만이 넘는 우리 국민들의 피눈물어린 희생이 정당화되는 겁니까”라고 일갈했다.

또 “그 얘길 들으며 저는 문 대통령은 지금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구나, 그는 지금 누구를 대표하고 어느 나라를 수호하는 대통령인가 싶었습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아내고 미국의 대책 없는 휴전에 반대, 암살위협까지 감수한 끝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대한민국의 건국대통령...”이라며 “다소 허물이 있었더라도 나라의 정체성을 지켜낸 분인데도 문 대통령은 팩트도 무시하고 자꾸 폄훼하는 게 안 그래도 이해하기 힘들었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6·25 때 북한측 공을 세운 김원봉은 훌륭한 사람이라니, 이제야 문 대통령의 역사관이 얼마나 반체제적인지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현재나 미래보다 비생산적으로 과거사에 집착하길래 못마땅하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과거사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었군요”라며 “대한민국이 잘못 세워진 나라고, 북한에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솔직히 이런 식이라면 어느 날 갑자기 북한과의 연방제를 선언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소름이 끼칩니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어제 이 발언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며 “만일 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본인 스스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자격이 없음을 밝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이런 문제제기야말로 진보·보수를 떠나 우리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문제”라며 “우리 헌법은 66조 2항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되어 있고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을 정신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제기는 색깔론이 아니라, 대통령이 반헌법적 역사관, 반체제적 또는 반역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분명히 답하세요! 혹시라도 색깔론 운운하며 답을 회피한다면 그 자체가 의심스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지금... 너무나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며 “우리 대통령을 믿지 못해서요...”라고 말을 맺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모식에서 6·25 전장으로 떠난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김차희(93) 씨의 편지 낭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1945년 일본이 항복하기까지 마지막 5년 임시정부는 중국 충칭에서 좌우합작을 이뤘고, 광복군을 창설했다"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 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