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학생은 장학금 한번, 유급 당한 조국 딸은 여섯번

2019. 8. 19. 16:47C.E.O 경영 자료

어려운 학생은 장학금 한번, 유급 당한 조국 딸은 여섯번

 
 
기사입력2019.08.19. 오전 11:44
최종수정2019.08.19. 오후 2:2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200만원 장학금
장학금 준 A교수 양산부산대병원장 이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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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적선빌딩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에 진학한 뒤 3년간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이 장학금은 조 후보의 딸 외에는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한 차례씩 장학금이 지급됐으나 조 후보의 딸은 ‘면학(학문에 힘씀)’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6차례나 지속해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산대 의전원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연속해 받았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5년에 입학해 그해 1학기에 유급을 당했고, 2018년 2학기에 다시 유급을 당했다. 의전원의 경우 한 과목이라도 낙제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한 상태에서 낙제한 과목을 재수강해야 한다. 따라서 조 후보자의 딸은 2016년에 다시 1학년 1학기, 올해 2학기에 다시 3학년 2학기 낙제 과목을 다시 배워야 다음 학년으로 진학할 수 있다.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은 1학년 때 지도교수인 A씨가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해서다. A씨는 2013년 자신의 아버지 호를 딴 ‘소천장학회’를 만들었다. 아버지의 장례식 등 경조사 때 들어온 부조금 등을 출연해 만든 장학회였다. 이 장학회를 만든 뒤 모두 7명의 제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과 다른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은 이유와 횟수가 차이가 난다. 다른 학생 6명은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한 차례씩 장학금 혜택이 돌아갔는데 유독 조 후보자는 면학장학금 성격으로 6학기나 연속적으로 장학금이 지급돼서다. 

실제 장학금이 조성된 뒤 첫 장학금이 지급된 건 2015년이다. 1학기에 4명에게 각 150만원씩 모두 600만원이 지급됐다. 2학기에는 다시 2명에게 100만원씩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모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어진 장학금이다. 그러나 2016년 1학기부터는 조 후보자의 딸에게만 학기마다 200만원씩 지급됐다. 특히 앞서 6명의 학생은 장학회에서 학교 측에 추천을 의뢰해 대상자를 뽑았는데 조 후보자의 딸은 장학회 측에서 직접 조 후보자의 딸을 지명해 장학금을 줬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의전원 관계자는 “장학금은 학교에서 추천을 해주는 경우도 있고 장학회에서 직접 지정해 선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조 후보자의 딸은 장학회에서 직접 지정을 했는데 당시 A교수가 조 후보자 딸의 지도교수(멘토)로 조 후보자의 딸이 유급을 당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려고 해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에서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7년쯤에 언론의 취재가 있어 장학회 측에 조 후보자의 딸에게 장학금을 계속 주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 문의했으나 ‘이상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해 그대로 준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국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준 A교수는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을 지낸 뒤 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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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모습. 중앙포토
곽상도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은 이날 ‘조국 딸, 황제장학금 의혹’이라는 자료를 냈다. 곽 의원은 이 자료에서 “조국 후보는 예금만 34억4000만원으로 이런 재력가의 딸이 매학기 장학금을 수령한 것도 부적절하지만, 두 번이나 유급한 낙제생임에도 장학금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 다른 학생의 장학금을 뺏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A교수는 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는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자신의 딸에게 매 학기 장학금을 지급한 A교수의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A교수가 조 후보자의 딸에게 장학금을 지정해 줄 시점에 조 후보자나 그의 집안과 인연이 있었는지, 당시에 몰랐다면 언제쯤 조 후보자의 딸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것이 지속해서 장학금을 준 것과 관련이 있는지 반론을 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이후 문자 메시지를 남기고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양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