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 털고가는 통합당, 탄핵7적도 진박도 공천 쓴잔

2020. 3. 9. 06:17C.E.O 경영 자료

朴 탄핵 털고가는 통합당, 탄핵7적도 진박도 공천 쓴잔

A12면 1단 기사입력 2020.03.09. 오전 12:06 최종수정 2020.03.09. 오전 12:33 기사원문 스크랩

탄핵 주도 7명 중 정진석만 공천

김무성·유승민·김성태 불출마

당 잔류 진박 5명 중 2명 컷오프

정갑윤·원유철·유기준은 불출마

지난해 8월 김형오 전 국회의장(현 통합당 공관위원장)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을 향해 던진 “딱 죽기 좋은 계절”이라는 말은 결국 현실이 됐을까.

통합당이 8일로 253개 지역구 가운데 140개 지역(55.3%)의 공천을 확정했다. 73곳(28.8%)은 경선이 예정됐다. 수도권과 강원 일부, 호남 등을 제외하면 공천 마무리 단계다.

그간 통합 과정에서 뜨거웠던 건 ‘탄핵 책임론’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인사들은 실정(失政)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눈총을 받았고 그 반대편에 서서 탄핵에 찬성했던 이들도 박 전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공천 결과는 이들에게 매서웠다.

태극기부대 주장 ‘탄핵 7적’

태극기 세력 등 강경 보수층에서 이른바 ‘탄핵 7적’으로 규정한 이들은 김무성·유승민·정진석·김성태·권성동·이혜훈·하태경 의원이다. 8일 현재 정진석 의원(4선·공주-부여-청양)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받았다. 정 의원은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의 원내대표였다.

이혜훈(3선·서울 서초갑)·하태경(재선·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경선을 치러야 한다. 이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로 옮겼다.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의 국회 소추위원 역할을 맡았던 권성동(3선·강릉) 의원은 아직 공천 심사 중이다.

앞서 김무성(6선·부산 중-영도)·유승민(4선·대구 동을)·김성태(3선·서울 강서을) 의원은 “보수 통합에 기여하겠다”며 불출마를 택했다.

‘친박 핵심 10인’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당의 친박계 중진 5명(정갑윤·원유철·유기준·윤상현·김재원) 중에서 정갑윤(5선·울산 중)·원유철(5선·평택갑)·유기준(4선·부산 서-동) 의원은 공관위가 꾸려진 뒤 불출마를 택했다. 친박 핵심으로 활동했던 윤상현(3선·인천 미추홀을)·김재원(3선·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은 컷오프됐다. 윤 의원은 공관위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상태다. 김 의원은 서울 중랑을에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앞서 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3선·순천) 의원과 조원진(3선·대구 달서병) 의원이 2017년, 친박계 좌장 격이었던 서청원(8선·화성갑) 의원은 2018년 6월, 홍문종(4선·의정부을) 의원은 지난해 탈당했다. 이들 4명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선거연대 방식 등을 공개적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통합당은 아직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이번 총선에선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결집하라는 메시지를 발표했기 때문에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가 독자 행동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태다. 친박계 핵심이었던 최경환 전 의원은 뇌물 혐의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형오 공천관리위’가 특정 계파의 집단적 불만이 불거지지 않게끔 정밀하게 외과수술을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공천에서 배제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고향(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의 무소속 출마를 택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불의와 협잡에 굴하지 않는다”며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비롯해, 대구 일부 지역까지 무소속 출마 지역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