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2020] 노무현정신 배신자는 친문?…김병준 "누구든 토론 나서라"

2020. 3. 28. 13:34C.E.O 경영 자료

[총선2020] 노무현정신 배신자는 친문?…김병준 "누구든 토론 나서라"

[데일리안] 입력 2020.03.28 06:00

수정 2020.03.28 04:4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후보등록 이후 첫 일정, 노무현 기념공원 찾아

"일부 세력, 노무현정신 독점 시도…못된 짓

'노무현팔이' 위선, 모든 것 걸고 토론하겠다"

4·15 총선에서 세종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가 27일 세종호수공원내 노무현 기념공원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병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여기도 대한민국이고, 저기도 대한민국이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장사 원리에 맞지 않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탈국가주의·탈권위주의·자치·분권을 기초로 하는 노무현정신의 진정한 배신자는 친문(친문재인) 세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4·15 총선 세종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는 27일 세종호수공원내 노무현 기념공원을 방문해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김병준 후보는 이날 노무현 기념공원을 찾은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는 우리 국민 모두가 공유해야할 가치인데, 여전히 일부 세력이 노무현정신을 독점하려 시도하면서 노무현을 한 정파의 지도자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아주 못된 짓"이라며 "노무현의 간판을 들고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야말로 '노무현팔이'이며 위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1990년대 초반부터 지방자치실무연구소장을 맡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교감하던 김병준 후보는 2002년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자 수도 이전 공약을 입안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아 세종특별자치시를 직접 설계했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과 깊게 교감한 김 후보가 자신이 설계했던 세종에 출마하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예비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정신 배신자'라고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앞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문재인정부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을 아주 철저히 배신한 정부"라며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지 공개토론 한 번 해야겠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이날 노무현 기념공원 방문에서도 김병준 후보는 노무현정권 때 국무총리를 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누구를 상대해서라도 '노무현정신을 진정 배신한 세력이 누구인지'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재차 밝혔다.

김병준 후보는 "비례 정당을 하는 모습을 보라, 조국 사건을 처리하는 것을 보라. 그게 공정과 정의를 앞세우고 통합을 앞세운 노무현정신이냐"라며 "이것이야말로 노무현정신의 배신이고 위선"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을 나와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나서라. 나는 자신 있다"라며 "이렇게 위선으로 가득찬 정치가 노무현 대통령이 꿈꾼 정치였는지, 무엇이 노무현정신이고 누가 노무현을 팔고 배신했는지, 내 모든 것을 걸고 토론하겠다"고 자처했다.

친문 세력 일부, 김병준 방문에 피케팅하며 반발

김병준, 개의찮고 "文정부, 盧와 전혀 다른 길"

친문 '발끈'할 듯…'배신자 규명' 토론 성사될까

4·15 총선에서 세종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가 27일 세종호수공원내 노무현 기념공원을 둘러보는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일부 인사들이 피케팅을 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병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이날 김병준 후보의 노무현 기념공원 방문은 전날 후보등록 이후 첫 공식 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날 세종호수공원 가운데 위치한 수상무대 섬을 가로질러 '바람의 언덕'으로 가서,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상징조형물과 시민들의 글이 새겨진 바닥돌, 어록벤치 등을 둘러봤다.

'노무현정신의 정통 계승자'라 불리는 김 후보가 이날 노무현 기념공원을 찾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친문 세력들은 격분해 이날 공원 일대에서 '이제 와 뭘하시는 거냐' '노무현 대통령님 들먹이느냐'라는 피켓을 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병준 후보는 대범한 자세를 보였다. 김 후보는 기념공원을 둘러본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90년대 초반부터 늘 마주앉아 이야기하던 분이니까 과거에 뜨겁게 이야기하던 그 시절을 되새겨보게 된다"며 "최근에 와서 보니 (행정수도의) 그 꿈이 제대로 살아있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던 참에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여기부터 찾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한미FTA·서비스산업 육성을 굉장히 강조하셨고, 아파트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하니까 즉각 기자 앞에서 '그것은 장사 원리에 맞지 않다'고 대답했다"라며 "어떻게 보면 지금 문재인정부는 노무현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김 후보의 노무현 기념공원 방문과 '배신자 논쟁' 점화는 친문 세력의 '아킬레스건'을 찔렀다는 분석이다. 친문 세력은 이날 일부가 공원 일대에서 피케팅을 벌이는 수준에 그쳤지만, '노무현정신의 진정한 배신자는 친문'이라는 아젠다에 격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어 향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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