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반대" 외치던 그린피스 창설자, "원전, 유일한 대안"

2020. 4. 13. 04:18C.E.O 경영 자료

"원전 반대" 외치던 그린피스 창설자, "원전, 유일한 대안"

기사입력2012.03.15. 오후 2:16

최종수정2012.03.15. 오후 4:00

패트릭 무어 그린피스 공동 창설자/조선일보DB

“제가 그린피스에서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을 반대한 것은 실수였습니다. 그린피스는 원자력기술의 이점과 파괴적 오용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원자력만이 화석연료를 대신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있고, 온난화 및 대기오염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 ECC극장에서 열린 ‘세계 환경석학 초청 열린 환경 토크쇼’. 이날 강연자로 나선 패트릭 무어(Patrick Moore·65) 박사는 약 300명의 학생을 앞에 두고 그린피스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은 대안없는 외침일 뿐이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맞아 원전에 대한 찬반논란이 다시 벌어졌지만,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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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인 패트릭 무어 박사. 그는 "그린피스 등 환경운동단체는 과학적 근거 없이 무조건 원전 건설을 반대한다"며 "대안 없는 외침일 뿐"이라고 말했다./허성준 기자

무어 박사는 1971년 창설된 국제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를 만든 창립 멤버다. 그는 그린피스 캐나다 대표로 9년,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이사로 7년을 지냈지만, 1986년 돌연 그린피스를 떠났다. 그린피스가 원자력에 대해 전문적 지식 없이 무조건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경제성이 떨어지고 발전 여력이 부족한 태양열·풍력 발전만을 대안이라는 식으로 주장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현재 환경 컨설턴트 단체인 ‘그린스피리트 스티래티지(Greenspirit Strategies)를 꾸려 원자력에 대한 지지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어 박사는 “그린피스뿐 아니라 수많은 환경운동단체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화력·수력·원자력 발전을 반대한다”며 “그들이 친환경적이라는 태양열·태양광·풍력 발전은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에 어림도 없는데 대안 없는 반대만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무어 박사는 이날 환경운동단체들이 제시하는 기후 변화 및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에도 반기를 들었다. 먼저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량이 온난화를 초래·가속한다는 것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100만년 동안 주기적으로 변동해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2007년 환경운동단체들이 북극의 빙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곧 재앙이 올 것처럼 말했지만, 정작 그해 남극의 빙하는 크게 늘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즉 전체 빙하량은 평균수준으로 상쇄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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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무어 박사에게 질문 중인 이대 학생 전경/허성준 기자

특히 무어 박사는 “최근 1주기를 맞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지만, 최악의 원전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도 세계보건기구(WHO)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직접적인 방사선 피해에 따른 사망자는 56명 수준”이라며 “방사능 노출량이 암발병률을 높인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을 대중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단계적 핵 폐기를 선언한 독일이 환경과 안전을 위해 힘쓰는 나라처럼 부각됐지만, 실상 모자라게 될 에너지양을 회복하기 위해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화력발전소 수십개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전 폐기가 아니라 원자력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 것인지를 연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허성준 기자 hu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