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4. 15:59ㆍC.E.O 경영 자료
[단독] 두문불출 황교안, 종로 안 떠난다.. 지역 장학재단 설립 구상
이서희 입력 2020.05.14. 04:32 수정 2020.05.14. 07:48
미래통합당의 4ㆍ15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황교안 전 대표가 자신이 출마했던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래 거주할 집도 종로에서 찾는 중이다. 종로를 정치적 근거지로 삼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총선 당일 밤 대표직 사퇴를 전격 발표한 뒤 한 달 가까이 공개일정 없이 두문불출하고 있는 황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을 도왔던 측근들과 저녁을 함께했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 전 대표는 종로구 내에서 이사할 집을 물색하고 있다. 원래 서초구에 오래 거주한 황 전 대표는 총선을 두 달 정도 앞둔 지난 2월 혜화동 아남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 당시 전세 계약을 맺고 급하게 입주했는데, 선거가 끝난 만큼 오래 살 집을 찾고 있다는 전언이다.
황 전 대표는 특히 종로에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와 뜻이 맞는 이들이 사재를 출연해 종로구 내 형편이 좋지 않은 초ㆍ중ㆍ고교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황 전 대표의 한 측근은 13일 “선거 기간 종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 했던 약속을 지키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황 전 대표가 종로를 떠나지 않기로 한 것은 이곳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전 대표는 총선 당시 유세에서도 “종로를 떠나지 않겠다. 구민들과 저의 마지막을 함께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종로가 이명박, 노무현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인 만큼 다음 대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하는 선택이란 해석도 나온다.
황 전 대표는 만찬을 전후해 총선 당선자와 낙선자들에게 축하와 위로의 전화도 돌렸다.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아픔을 추스르고 재기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만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황 전 대표가 대표직을 마무리할 시간 없이 갑자기 사퇴한 데 대해 회한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인사도 못하고 떠났으니 대표로서 정리를 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황 전 대표는 당분간은 정치권과는 거리를 둔 채 지낼 생각이라고 한다. 황 전 대표 주변에서도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2022년 대선 레이스는 내년 초부터 시작될 예정인 만큼 연말까지는 여의도에 복귀하지 않고 독자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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