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위기 이제 시작…서비스업 '초토화' 제조업 '벼랑끝'

2020. 5. 15. 14:49C.E.O 경영 자료

코로나 경제위기 이제 시작…서비스업 '초토화' 제조업 '벼랑끝'

소비위축→수출감소→고용악화… 실물경제 하방 위험 계속 확대

코로나 타격 전산업·전분야로 확대… 투자 제외한 모든 부문 감소

美 -4.8% 中 -6.8% 주요국 GDP 성장 하락… 하반기 전망도 '불안'

안종현 기자입력 2020-05-15 11:16 | 수정 2020-05-15 11:19

▲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주변 거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권창회 사진기자

코로나19 경제충격이 급속도로 가중되고 있다. 2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경기둔화 움직임은 3월과 4월 소비위축과 수출감소, 생산감소로 이어지며 본격적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는 한국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달 펴내는 그린북은 3월에는 '불확실성 확대', 4월에는 '어려움 확대' 등 우려 수위를 점점 높여왔다.

수출은 지난 3월 0.7%p 감소에서 4월 -24.3%로 크게 줄었다. 관세청 속보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46.3% 급감했다. 그린북은 주요국 수요감소 및 생산차질, 유가하락, 조업일수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4월 소비자심리(CSI)는 70.8로 전월대비 -7.6% 쪼그라들었다. 기업심리 실적을 나타내는 제조업 BSI는 52p로 역시 전월대비 4p 줄었다. 경제주체 모두가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생산과 소비 그리고 수출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4월 고용지표는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4월 취업자는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 감소폭이 확대되며 전년동월대비 47만6000명이 줄었다. 실업률은 4.2%로 0.2%p 감소했지만 구직활동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는 61만1000명이었고, 뚜렷한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사람은 240만명을 넘어서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83만1000명 늘어났다.

그나마 선방한 분야는 투자 부문이었다. 위축된 경기 탓에 갈곳을 잃은 자본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갔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증가했다. 4월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등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환율은 소폭 하락(강세)했으며 국고채 금리는 하락했다. 주택시장은 매매·전세가격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 임금근로자수 하락ⓒ네이버

정부는 코로나19 타격이 서비스업에 이어 제조업과 건설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3월 취업자 증감현황을 보면 서비스업은 -29.4%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이 컸지만, 제조업 -2.3% 건설업 -2.0% 등 주력산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버텨내는 모습이었다. 다만 3월 일시휴직자는 161만명에 달하는 등 통계치 집계를 시작한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4월 취업자 현황에서 제조업은 -4만4000명 건설업은 -5만9000명을 기록했다. 일시휴직, 정부 고용지원금 등으로 버티던 제조·건설업도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1,2차 추가경정(추경)예산 집행과 조기집행 등으로 정부 재정은 적자폭이 더 깊어졌다. 3월 관리재정수지는 5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규모가 30조1000억원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 정부는 30조원 규모의 3차 추경을 준비하는 등 경기반등 모멘텀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3차 추경은 공공·민간 일자리 창출에 4조원, 고용안정대책에 10조원, 실업급여(구직급여) 초과 지급분 4조원 등 20조원 규모의 일자리 대책이 포함될 전망이다. 여기에 1,2차 추경에서 빚어진 세입경정과 경기위축으로 예상되는 세수부족분 10조원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버티는데 '급급'… 글로벌 경제 위기 돌파할 솔루션 부재

정부의 코로나19 경제대책은 무너져가는 경제주체들에게 정부지원금을 지급하는데 급급하다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뚜렷한 경기반등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3차 추경안에 담기는 일자리 대책을 살펴보면 취약계층 30만명에 공공 일자리 제공을 위해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코로나19로 중단된 노인일자리와 자활근로사업 등 60만개 공공 일자리 사업도 재개된다. 청년 층을 위한 디지털 일자리 5만개, 청년 일경험 일자리 5만 개 등도 주 15~30시간 근무하는 '단기 알바'에 불과한 수준이다.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경우 지급하는 고용안정대책 지원금(15만명)도 인건비 지원 기간은 최장 6개월에 그친다.

때문에 코로나19 경제타격이 더욱 확산되는 하반기까지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흐름이 지속되고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미국은 1분기 생산과 소비 모두 큰폭으로 감소하며 GDP 성장률 -4.8%를 기록했다. 중국은 -6.8%, 한국은 -1.4% 각각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코노미스트 64명을 대상으로 한 경제전망에서 2분기 미국 성장률은 -32.3%에 달할 것이라도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여러나라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면 우리가 이미 비관적으로 내놓은 전망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며 "6월 내놓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주요국으로부터 발주가 줄어들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경제타격은 5~6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