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이 왜 이래? 지난달 11% 올라 12년 8개월새 최대폭

2021. 11. 7. 16:3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라면값이 왜 이래? 지난달 11% 올라 12년 8개월새 최대폭

정석우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1.11.07 15:22

지난달 라면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0% 넘게 올라 12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라면 업체들이 지난 8월 라면 출고가를 올린 영향이 지난달부터 대형마트 등 실제 소매점 가격에 본격 반영됐기 때문이다.

라면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라면 가격이 1년 새 11.0% 올라 2009년 2월(14.3%)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0월 라면 가격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5.79(2015년 평균을 100으로 한 상대적 지수)로, 작년 10월(104.32)에 비해 11% 올랐다. 2009년 2월(14.3%)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오뚜기가 8월 1일 진라면 등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 것을 시작으로, 농심과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라면 업체들이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같은 달 라면 값을 올렸다. 대형 마트들은 출고가 인상 이전에 확보했던 기존 재고가 소진되자 9월부터 순차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올렸다. 그 결과 8월 0.9%였던 라면 소비자물가 인상률은 9월 9.8%로 올라갔고, 10월 상승률은 11%로 뛰었다.

밀가루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국수(19.4%)와 비스킷(6.5%), 파스타면(6.4%), 빵(6.0%), 스낵 과자(1.9%) 등 다른 가공식품 가격도 올랐다. 소금 가격은 1년 전보다 23.9% 올라 지난달 가공식품 세부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전체 가공식품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9.89로 작년 10월(106.60)에 비해 3.1% 올랐다. 농축수산물과 집세, 개인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체 소비자 물가 지수는 10월 108.98로 1년 전에 비해 3.2% 올랐다.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보다 3.0%, 작년 10월보다 31.3% 상승한 133.2포인트라고 4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2011년 7월 이후 10여 년 만의 최고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곡물류뿐 아니라 육류, 유제품, 식물성 기름, 설탕 등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식료품의 국제 시세를 반영해 산출하는 지수다. 원재료 값 인상분은 3~6개월 시차를 두고 빵이나 라면, 우유 등 국내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정석우 기자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국세청, 관세청 등을 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