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6. 19:26ㆍ이슈 뉴스스크랩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오후 청와대에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만나 IT(정보기술) 분야의 글로벌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200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게이츠 회장은 오는 7월 회장직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다 이번 방한에서 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의 이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갖게 돼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면담에서 이 대통령은 "올해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진정한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적 인사들의 지혜와 경륜을 구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게이츠 회장에게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을 제안했고, 게이츠 회장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게이츠 회장이 최근 다보스포럼 등에서 주장한 이른바 `창조적 자본주의'에 언급, "따뜻한 시장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기업도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경제발전의 혜택이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에 밝혔던 `재산 사회헌납 계획'을 소개하면서 게이츠 회장 부부가 운영하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대한 관심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게이츠 회장은 "세계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고 경제활력을 적극 제고하는 새 정부의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자신의 재단 운영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도 양극화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어떤 일을 할 지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어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국이 이룩한 놀라운 성과는 한국을 MS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대상으로 올려놨다"면서 "MS는 앞으로 5년간 7조원의 경제유발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향후 5년간 차량 IT, 게임, 교육 등의 분야에서 총 1억4천7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실제 이날 접견에 앞서 한국MS는 현대기아차 및 정보통신진흥연구원과 차량 IT혁신센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한국게임진흥원과 글로벌게임허브센터 건립을 위한 MOU를 각각 체결했다.
MS와 현대기아차가 각각 1억1천300만달러와 1억6천600만달러를 투자하는 차량IT 혁신센터는 차량IT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 이를 현대기아차에 우선 적용하는 역할을 맡게 되며, 이와 관련한 중소기업 60개도 함께 육성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향후 3년간 총 1천명의 다중플랫폼게임 전문 개발자를 교육한다는 목표로 총 2천300만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한국MS는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한 교육정보화지원 프로그램에 향후 5년간 1천100만달러를 추가 투자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회장과의 면담에서 MS의 투자계획과 관련, "이번 사업은 기업간 협력 차원을 넘어서 관련 분야의 중소기업을 육성해 함께 세계시장으로 진출하자는 글로벌 상생협력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또 IT기술과 자동차 및 문화콘텐츠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융합 신산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 이어 이 대통령과 만찬도 함께 한 게이츠 회장은 MS가 개최하는 정부지도자포럼(GLF) 참석차 인도네시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