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과 모정

2008. 5. 18. 20:43이슈 뉴스스크랩

웅크린 채 두 팔 뻗은 엄마 시신 아래 '산 아기' 발견
 
 

"우리도 포기하지 않는다"
쓰촨성 대지진 발생 이후 이 말은 최대 유행어가 되고 있다. 매몰자 구조현장에는 속속 기적의 생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매몰자가 외부 도움없이 생존할 수 있다는 황금의 72시간이 지난 뒤에도 생존자 구출 소식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만 명의 매몰자들이 숨진 채 발견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기적의 생존 소식에 중국 대륙이 흥분하고 있다. 18일 오전 9시15분, 대지진 발생 139시간 만에 베이촨(北川)현 병원 매몰현장에서는 탕슝이라는 남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는 의식이 또렷했으며 피부 일부에 외상을 입은 채 구조되었다. 그의 부인도 지난 15일 매몰된 건물더미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17일 낮 1시쯤에는 스팡시 뤄쉐이(洛水)진에서 104세 된 할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인민일보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할머니는 잘 듣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해 나머지 가족들을 찾지 못한 채 병원에서 보호받고 있다.

17일 밤 9시 16분에는 쓰촨(四川)성 두장옌(都江堰)시의 한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61세 할머니가 러시아 구조대에 의해 매몰 127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 할머니는 외국인 구조대에 의해 구출된 첫번째 생존자로 기록됐다. 현재 지진 피해현장에는 한국과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등 4개국 구조대 237명이 생존자 구출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원촨현 잉슈진에서는 20대 남성 장위항(蔣雨航)씨가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11시간의 구조작업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매몰된 지 123시간 만이었다.

특히 이 날은 장씨의 어머니 롱진위(龍金玉)가 구이저우(貴州)에서 지진 소식을 듣고 아들을 찾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날이었다. 중국 언론은 어머니의 사랑이 매몰된 자식을 구조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밖에 스팡시 잉화진과 홍바이진에서도 매몰 120여 시간 만에 매몰자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특히 갓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아기 위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숨진 어머니의 사연에 많은 중국인들은 눈물을 짓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베이촨현 폐허 속에서 구조대는 두 팔을 땅에 짚고 무릎을 꿇은 웅크린 자세로 숨을 거둔 20대 여성을 발견했다.

구조대가 이 여성의 시신을 들어올리자 그 밑에는 태어난 지 서너 달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기가 잠들어 있었다.

아기 엄마는 떨어지는 건물더미 속에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땅에 버틴 채 죽어간 것이다. 구조대가 아기를 발견했을 때 아기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고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아기 옆에는 엄마의 휴대전화가 놓여있었다. 휴대전화의 액정 화면에는 “사랑하는 아가, 만일 네가 살아남게 된다면 엄마가 너를 사랑했다는 것을 꼭 기억하렴”이라는 문자가 남아 있었다.

중국인들은 지난 1976년 24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탕산(唐山) 대지진 당시 매몰됐던 광부 5명이 36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도 18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백 배의 노력을 기울여서 생존자 구조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지진 참사 속에서 여전히 수만 명의 구조대는 생명의 기적을 믿으며 매몰된 건물 더미를 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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