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물가 한국 바가지

2008. 7. 2. 00:41이슈 뉴스스크랩

한국소비자원이 1일 발표한 주요 생활필수품의 국내외 가격 비교 결과는 이들 품목의 가격 수준이 선진국이나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구매력 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를 기준으로 따진 물가는 모든 품목에서 비교 대상 국가를 상회했다. 그 폭도 최대 119.8%에 달해 가격 차가 두 배이상인 경우도 있었다.

◇ 수입, G7보다 두 배 이상 비싸

조사 결과 선진 7개국(G7)에서 팔리는 수입자동차의 평균 가격(구매력 지수 기준)과 국내 판매가를 비교할 경우 국내 가격이 119.8%나 비쌌다.

구매력 지수를 기준으로 한 가격 비교는 쉽게 말하면 우리 국민들의 실질 소득을 토대로 가격 수준을 견줘본 것이다. 119.8%에 달하는 가격 차는 우리나라에선
수입차가 G7 국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는 의미다.

휘발유 역시 G7과 비교할 때 구매력 기준으로 95.3% 비쌌고, 경유도 63.2% 비쌌다. 또 세탁용 세제는 77.4%, 수입 종합비타민은 70.2% 국내에서 비싸게 팔렸다.

이런 가격 격차는 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대부분 크게 떨어졌다. 원화가 외환에 비해 평가절하돼 있는데다 G7에 들지 않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산출한 구매력 지수가 없는 대만, 싱가포르, 중국, 홍콩 등의 가격이 포함되면서 변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례로 수입차의 경우 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하면 격차는 26.4%로 좁혀진다. G7에서 빠진 싱가포르 등 자동차 수입국의 비싼 수입차 가격에 환율 요소가 추가로 반영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 대상 품목의 가격은 국내 물가 수준을 기준으로 할 때 크게 높은 것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소비자 물가와 비교한 한국의 소비자 물가 지수는 76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정윤선 책임연구원은 "바꿔 말하면 국내 물가가 OECD 평균의 76% 수준인 게 정상이란 얘기"라고 말했다.

◇ 왜 비싼가

조사 대상 품목 11개 가운데 상당수는 수입품이다. 수입품의 경우 유통 마진 외에도 관세 등 각종 세금이 가격에 변수가 된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제조.수입업체들의 독점 또는 과점 구조도 한몫한다고 보고 있다.

정윤선 연구원은 "이번에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11개 품목은 최근 2년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이나 부당한 공동 행위 등으로 과징금 등 시정 명령 이상의 처벌을 받은 것들"이라며 "그러나 이들 제품은 여전히 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수입 자동차의 경우 한국의 세금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배기량 2천㏄를 기준으로 관세 8%에 소비세 24.3%를 합쳐 32.3%가 붙는다. 홍콩(0%)이나 미국(2.5%), 일본(5%)은 물론 프랑스(29.6%), 독일(29.0%), 이탈리아(30.0%), 영국(27.5%)보다도 비싸다.

여기에 고급 외제차를 선호하고 비쌀수록 좋은 차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고가 마케팅을 조장한다. 유통 구조상 독점 수입권을 가진 수입업체가 딜러를 상대로 가격을 통제하기도 쉽다. 소비자원은 수입차의 유통 마진이 20∼45%이며 50%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수입산 종합비타민의 경우 유통 마진이 290∼300%에 달한다는 게 소비자원의분석이다. 실제 수입 원가(세금 포함)는 소비자가의 20∼2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제품별로 수입업체가 1곳씩으로 제한된 독점적 수입 구조 탓이라고 소비자원은진단했다.

세탁용 세제 역시 LG생활건강, 애경, CJ라이온, 옥시 등 4개 사가 전체 시장의 97%를 차지해 제조업체의 가격 결정권이 크다. 이런 구조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쉽다. 소비자원 측은 "2007년 세제의 공장도가격은 전년 대비 0.38% 하락한 반면 판매가격은 11.2% 상승해 유통 마진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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