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기숙사 비용

2008. 9. 10. 12:49이슈 뉴스스크랩

"건물이야 몰라볼 만큼 좋아졌죠. 하지만 학비만으로도 벅찰 텐데 기숙사비 가격을 보곤 부모님께 말도 못 꺼냈어요."

숙명여대생 김모(여ㆍ22ㆍ경제학과) 씨의 하소연이다. 우골탑도 옛말, 천정부지 등록금에 돈 없는 설움이 절실해지는 대학 현실에서 고학생들의 안식처로 여겨졌던 기숙사마저 설움을 더하게 하고 있다. 하숙보다 비싼 기숙사 가격에 분통을 터뜨린 김씨 역시 결국 기숙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민간기업에 위탁해 '꽃단장'을 마쳤지만 학생들에겐 '언감생심'이 돼 버린 대학 기숙사의 현주소다.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집을 구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기숙사는 학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던 기숙사는 이제 옛말. 서강대는 3.5개월에 해당하는 한 학기 기숙사비가 178만원. 한 달에 약 52만원 수준이다. 인근 하숙비가 한 달에 35만~40만원대, 원룸도 40만~45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기숙사가 하숙, 원룸보다 비싼 셈이다.

기숙사를 재건축한 숙명여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1학기 기숙사비가 149만원으로 한달 기숙사비가 40만원을 넘는다. 인근 하숙 가격은 30만~35만원 선. 김씨는 "기숙사가 2인 1실이란 점을 고려하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건국대, 명지대, 한국교원대 등 민간자본이 투입돼 BTL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다른 대학 역시 40만~50만원대의 고가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이미 신학기가 시작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기숙사가 한적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숙대는 학기 초 2, 3학년 지방 거주 학생으로 제한해 기숙사 입소 공고를 냈지만 기숙사가 차지 않아 현재 4학년, 수도권 학생까지 확대해 추가모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모(여ㆍ22) 씨는 "너무 비싼 탓에 입주한 사람도 별로 없고 기숙사가 한적하기까지 하다"고 털어놨다. 서강대 역시 총 950명이 수용 가능한 기숙사에 현재 550명만 입소한 상태. 서강대도 기숙사 신청자가 없어 현재 2차 신청접수를 받고 있다.

학교측은 거액의 시설비가 들어가고 민간기업에 운영을 위탁한 만큼 비싼 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숙대 관계자는 "다양한 편의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최첨단으로 구성한 기숙사"라며 "비싼 기숙사비는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서강대측 역시 "민간자본에 의해 지었으니 운영에 있어 학교측에 제약이 있기 마련"이라고 답변했다.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학교 시설이 고급화 되는 것이야 나쁠 리 없지만 이 때문에 기숙사 문턱이 높아져선 안된다는 의미다. 이성홍 서강대 학생회장은 "계속 학교측과 기숙사 문제를 두고 얘기를 진행 중"이라며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정작 학생들이 이용 못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고개현 경실련 정책실장도 "BTL방식으로 인한 높은 기숙사비 책정은 '학생을 위한 부지'라는 기숙사의 본래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라며 "학생들의 복지를 생각한다면 시설 확충 이전 학생들과 충분히 합의 과정을 거치는 등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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