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가 대형 개발사업으로 불똥이 튈 조짐이다.
이들 금융기관이 투자했거나 할 예정이던 대형 개발사업의 경우 이번 미국발 금융쇼크로 투자금 유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리먼브러더스나 메릴린치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은 매각이 불가피해 보여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리먼브러더스가 사업비의 40%인 1조4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안산시 사동 복합개발 프로젝트는 리먼의 파산으로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GS건설 관계자는 "리먼을 대체할 투자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건설의 자회사인 SK D&D가 리먼브러더스와 함께 추진하는 나산백화점 부지 개발 사업도 '리먼사태'의 유탄을 맞았다.
SK D&D측은 이 곳에 총 2천억원을 투입해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건설할 예정인데 당장 리먼이 보유하고 있는 51%의 지분을 자사가 사들일 것인지, 다른 회사에 매각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의 입주 계획이 발표됐던 인천 청라지구 월드트레이드센터(WTC)도 사업에 난항이 예상되고, AIG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역시 AIG의 자금난으로 투자자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들 금융기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들도 시장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명동타워 등 오피스빌딩 한꺼번에 매물 나올 수도
리먼브러더스의 경우 동대문 라모도 쇼핑몰을 비롯해 명동타워(옛 유투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메릴린치는 SK 서린동 빌딩과 분당구 수내동 수내빌딩, 충무로 대원빌딩 등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빌딩은 한꺼번에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다른 빌딩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오피스 공실률이 크게 떨어졌고, 매매.임대료도 높은 만큼 빌딩가격이 크게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라모도 등 쇼핑몰은 테마상가 시장이 워낙 악화돼 있어 리먼 등이 보유한 지분 정리에 난항이 예상되며 상가시장 전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미국발 금융쇼크를 계기로 세계의 금융기관들이 국내 부동산 투자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의 개발사업뿐 아니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