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따라 움직이는 건물

2008. 10. 27. 23:05분야별 성공 스토리

 

 

 

양산 소재 회사 내 최근 완공된 360도 회전이 가능한 건물(위쪽)과 쿨링타워 대신 설치된 폭포 등이 회사 안팎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태권 기자
'쿨링타워 대신 폭포수, 화환 리본을 커튼으로, 360도 회전하는 건물 등…'

실험 정신이 많은 양산지역의 한 기업체 대표가 고유가 시대 독특한 아이디어로 에너지 절약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양산시 북정동 페트병 제조업체인 남양매직㈜ 안영남(70) 회장.

안 회장은 10여년전 페트병의 핵심인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던 중 금형을 식히는 냉각수의 온도가 페트병의 투명도를 높이는 것을 알아냈다.

또 당시 금형으로 유입되는 냉각수는 쿨링타워에서 식혀진 뒤 다시 금형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는 비용도 들어갔기 때문에 이를 절약하기 위해 폭포를 고안해 낸 것.



안 회장은 4∼5m 높이의 폭포를 설치하면서 하단부에 여러개의 돌을 설치, 떨어지는 물이 돌에 부딪히면서 육각수로 변해 금형에 녹스는 것을 방지하고 페트병의 투명도까지 더 높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지난 2006년 말에는 창립 26주년 기념식에서 납품업체와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100여개의 화환에 달린 리본을 버리지 않고 직원휴게실의 실내 커튼으로 재활용했다.

화환을 보내준 분들의 고마움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래 기억하게 하고, 리본을 100% 재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안 회장의 실험과 절약 정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최근 신제품 개발과 에너지 절감 등을 위해 360도 회전하는 건물을 지었다.

90여㎡ 규모의 연구소 2층은 반은 유리로, 나머지 반은 불투명 자재로 지어졌다. 1층은 연구소, 2층은 주거지와 연구소 겸용이다. 또 1층 연구소에 2마력짜리 모터와 기어 등이 설치돼 실내에서 회전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 360도 주변 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계절별로 햇빛의 위치에 따라 연구소를 움직여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안 회장은 "남산타워와 양산타워 레스토랑처럼 건물 내 일부가 회전하는 것은 있어도 건물 전체가 회전하는 것은 드물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76년부터 최근까지 50여개의 발명품을 비롯해 의장, 실용신안 등 250여개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2000년에는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고 2003년에 철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