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 23:51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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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조선기자재를 생산해온 ㈜부성후렌지의 최태환 대표. 정대현 기자 jhyun@ |
조선기자재산업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그 뒤에는 돈과 인재 모두가 충분치 않은 여건 속에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기업인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부성후렌지(부산 사하구 다대동) 최태환 대표도 23년째 조선기자재라는 한 우물을 파 온 기업인 중 한명이다.
지난 1986년 ㈜부성후렌지(당시 금성후렌지공업사)를 설립한 최 대표는 선박 건조에 필수적 기자재인 플랜지(일명 후렌지)를 생산, 국내 조선소에 납품하며 성장시켜 왔다. 요즘 선박은 먼저 블록으로 제작한 뒤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조하는데 플랜지는 블록 결합 시 연결 부위에 들어가는 관 이음새다.
최 대표는 "한국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 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조선기자재도 중국 등지의 저가 부품이 많이 들어왔지만 품질 면에서는 국내 제품을 따라올 수 없다"고 자신했다.
2000년대 들어 조선산업이 본격적인 호황을 구가하면서 최 대표의 ㈜부성후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플랜지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액 400억원대까지 올라섰다.
지난 2006년에는 ㈜부성플랜트를 따로 설립, 조선해양 분야 플랜트 기자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오랜 플랜지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 플랜트 기자재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여파로 조선산업 전체가 위기를 맞은 데 대해서도 최 대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최 대표는 "실제 몇몇 조선소에서 수주 취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3~5년씩 일감을 쌓아둔 한국 조선산업 전체를 봤을 때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기업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바탕이 됐을 때라는 단서를 달았다. "대형 조선소 경영진들은 밤낮 쉬지 않고 정말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시작된 위기가 조선산업까지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됩니다. 빅3 조선소와 중형급 조선소가 빨리 정상화돼야 협력업체인 조선기자재 기업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조선소와 기자재기업 간 상생 협력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STX조선 등 일부 조선소들이 최근 신속한 납품대금 결제 등 기자재 기업과의 상생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JC와 로터리, 이업종교류연합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왔는데 한 해 주행거리 4만㎞를 넘기기 일쑤다. 최고의 경영 노하우를 '인맥 관리'로 보기 때문. 최 대표는 "사소한 험담이라도 정작 당사자에게는 엄청나게 부풀려져서 전해지기 마련이다. 남들의 장점을 보고 좋은 얘기를 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IMF 사태' 당시 위기를 맞으면서 더욱 굳어졌다. 하루아침에 거래처가 끊어지며 부도까지 당했지만 적지 않은 직원들이 회사를 지켜줬고 거래처에서는 '당신 덕에 돈 많이 벌었다'며 수천만원의 부채를 기꺼이 탕감해 주기도 했다는 것.
㈜부성후렌지에는 사장 주재 회의가 거의 없다. 업무 시작 전 직원들끼리 10분쯤 자체 회의를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 대표는 "회의도 회사가 직원들 일할 시간을 뺏는 것"이라며 "자유롭게 일하게 하고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당면 목표는 ㈜부성후렌지를 가까운 미래에 1천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다. "초창기 한 달 2천만원 매출이 날 때만 해도 매출 4천만원 하는 게 목표였는데 어느새 연 4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회사가 됐습니다. 플랜트 기자재 사업이 본격화하면 목표도 어느새 달성할 것으로 봅니다." 김영한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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