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나흘째 공전

2008. 12. 18. 12:0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여야 `몸싸움' 대치정국 심화..임시국회 나흘째 공전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한나라당이 18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키로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몸싸움이 빚어지는 등 여야간 극심한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처리의 속전속결 의사를 밝힌 데 맞서 민주당이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면서 임시국회가 나흘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폭발력을 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에 따라 이날 오후 상정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으며, 민주당은 여야 합의없는 상정은 용납할 수 없다며 육탄저지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했다.

이 같은 대치 속에 18대 국회 들어 첫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국회 외통위 회의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여야 의원 및 당직자들이 서로 엉켜 고성과 함께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또 이종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명은 질서유지권의 적법성에 대한 유권해석을 받기 위해 김형오 국회의장실을 방문했으나 김 의장이 자리에 없어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측이 이처럼 한나라당의 비준안 상정 강행에 강력 반발하면서 실력 저지에 나섬에 따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극심한 진통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미 FTA는 미국의 눈치를 봐서는 안되고 자주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특위를 만들어 논의를 해 결론이 난 것이기 때문에 오늘 상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미 FTA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 하는 게 아니고 한미 양국간 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방적으로 비준해도 발효가 되지 않는다"면서 비준안 저지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외통위 외에도 국방위와 법제사법위, 보건복지가족위, 교육과학기술위, 정무위 등에서 전체회의 또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상정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심의 전면 거부로 파행을 면치 못했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