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을 주시하라.

2008. 12. 24. 11:0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백여 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투수가 타자를 삼진아웃 시킬 확률이 초구 볼을 잡은 투수의 그것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에도 이런 ‘초구 스트라이크 이론’과 비슷한 통계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1월 바로미터 이론’입니다. ‘1월 바로미터 이론’은 1월의 증시 실적이 좋으면 한 해 전체의 실적이 좋다는 이론입니다.


2003년 미국 브리핑닷컴의 보고자료에 의하면 미증시는 지난 52년동안 1월 주가실적과 한 해 전체의 실적이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 주고 있으며, 이 기간 중 1월 바로미터 이론이 틀린 경우는 2001년(1월 3.5% 상승, 한 해 전체 13% 하락)을 포함해 단 네 차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발표 당시 현재 이 이론의 적중률은 80%로 매우 높습니다.


비슷한 시기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에 따르면, 1월 바로미터는 1950년 이후 92%의 적중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측정 방법에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치의 차이가 발생되긴 했지만 두 회사는 바로미터 이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월 바로미터 이론이 나타나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1월은 증시 유동성이 가장 높은 시기이고, 모든 펀드매니저들이 이 시기의 경제 동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1월은 일반적으로 투자가들이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증시에 투자하는 달이며 기업들의 종업원 퇴직연금 불입도 이 시기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시장전망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서 투자를 미룬다면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향후 기간 동안에도 증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게 됩니다.


둘째, 기업들의 연간 실적 및 투자 목표를 연초에 실행하기 때문입니다. 1월에 기업 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실적 달성이 무난하다면 남은 기간에도 보다 낙관적인 기업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이론을 기초로 주식투자를 한다면, 1월 증시가 좋다면 올해 주식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그렇지 않다면 여행을 가는 편이 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월 바로미터 이론은 미증시를 대상으로 성립된 이론인데, 국내증시가 미 증시와 상관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입니다. 1월 바로미터 이론은 1월 효과에 비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계의 유용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단, 한 해 상승률에서 1월 상승률을 포함시킬 경우 허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되기도 한다는 점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1월에 20% 상승하고 연중 5% 하락했다면 연간 15% 상승했지만, 1월 증시가 상승한 것을 보고, 2월에 주식을 매입했다면 5%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