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다른 주식투자
2009. 1. 27. 15:57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과거와는 전혀 다른 장" 발상 확 바꿔야
매일경제 01/23 08:00
글로벌 위기는 경험이나 경륜으로 풀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를 흔들어 놓았다. 이런 현상은 투자의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진리로 여겨졌던 시장분석 방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이번 글로벌 위기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전체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자산시장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 비효율적 시장 =
효율적시장가설이란 모든 정보가 주가에 전부 반영되었다는 이론이다. 또한 주가는 경제와 기업의 변화를 완벽하게 선반영하기 때문에 주가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금까지 효율적시장가설은 모든 투자의 기초가정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는 시장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이 이론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의 다양한 시장 구제안과 경기 부양책이 가세하면서 시장논리가 현격히 약화되었다. 시장이 비효율적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이 결과 주가가 경기에 선행하기보다는 동행 혹은 후행하게 되면서 투자 이론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국가자본주의 체제에 맞는 새로운 투자원칙이 필요해졌다.
◆ 이익보다는 안정성에 무게 =
그렇다면 어떤 시각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할까? 당분간은 예상에 근거한 투자보다는 심도 있는 현실 분석을 전제로 한 대응에 충실해야 한다. 왜냐하면 여전히 글로벌 위기는 현재진행형이고 종료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위기 수습 이전까지는 과도기적 대응이 요청된다.
비효율적인 과도기의 생존 방법은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위 '가치투자'라 하는 것은 재무적 안정성, 밸류에이션, 성장성을 기준으로 투자할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로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약화되었다. 따라서 불확실한 이익보다는 재무건전성, 현금 창출력에 주목해야 한다. 손익계산서보다는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가 보다 중요해졌다.
◆ 장기 생존 가능성이 중요 =
현재 세계는 엄청난 공급과잉 상황에 처해 있다. 위기 탈출이 지연될수록 기업 간의 경쟁이 과거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생존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세계 1위권 기업, 내수시장 독점기업 등은 경쟁기업의 퇴출로 이번 위기는 반대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위기 이후의 '산 자의 축제'를 즐길 만한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해야 한다. 글로벌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기관투자가 등 장기투자가들의 포트폴리오는 장기 생존력이 강한 기업으로 집약될 전망이다.
또한 빠른 금리 하락을 감안해서 금리와 주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비교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 된다. 주식투자수익률(1/PER)에서 금리를 차감한 값이 양(+)의 값을 나타내는 종목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해당 종목을 매수해서 장기 보유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 유연한 변신이 필요 =
먼 미래를 예상해서 투자하던 시대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이해와 이에 따른 유연한 대응으로 과도기를 넘겨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현실에 대한 치열한 분석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은 과거의 투자방식과 결별해야 한다.
글로벌 위기 초기에 금융주에 과도하게 투자했던 워런 버핏이 언론에서 사라진 지 벌써 3개월 이상 지난 듯하다. 아마 투자의 '신'으로 불리던 버핏의 가치투자도 변화한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홍성국 대우증권(주가,차트)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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