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서 빛난 '한국기업의 힘'

2009. 2. 5. 06:36분야별 성공 스토리

위기서 빛난 '한국기업의 힘'
현대·기아차 美 점유율 7% 돌파
LCD시장 국내업체가 절반 장악
조선업 수주 작년 4.2%P 상승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클릭하시면 확대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지난 1일 전세계 2억명의 인구가 시청한다는 미국 슈퍼볼. 현대자동차의 30초짜리 광고 5개가 전파를 탔다. 광고에는 현대차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는 보도를 접한 도요타와 BMW 경영진이 신문을 집어 던지는 장면 등이 나온다.

슈퍼볼 광고에서 드러난 현대차의 ‘자신감’은 1월 현대ㆍ기아차 미국시장 점유율 사상 첫 7% 돌파라는 실적으로 입증됐다.

또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는 최근 “‘빅5’가 경쟁했던 세계 휴대폰시장이 노키아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 3개 업체 위주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휴대폰 업체 중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상승폭이 3.8%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LG전자는 사상 처음 3위로 올라서는 등 선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자동차와 LCDㆍ반도체ㆍ휴대폰ㆍ조선 등 주력산업들은 한결같이 세계 또는 주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위기가 기회’라는 가설을 현실화하고 있다.

4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1월 미국시장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4.3% 늘어난 2만4,512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역시 3.5% 늘어난 2만2,096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은 현대차 3.7%, 기아차 3.4%로 1986년 미국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7%를 넘어섰다.

TV와 PC에 사용되는 대형 LCD패널 시장의 절반도 국내 업체들이 장악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이 분야 전체 매출의 25.7%를 차지해 1위 자리를 고수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20.3%로 2위를 달렸다. 삼성과 LG의 LCD가 전체의 46%를 점한 것이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점유율을 17.9%로 끌어올리며 1위 노키아와의 격차를 20.5%(2007년 26.5%)로 줄였다. LG전자의 점유율은 8.7%로 업계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이나 상승했다.

대표적인 ‘세계 1위’ 산업인 조선업체의 힘도 여전히 막강하다. 심각한 불황에서도 국내 조선업계의 지난해 세계시장 수주 점유율은 전년보다 4.2%포인트 상승한 41.2%를 기록했다. 최근과 같은 수주가뭄으로 업계가 재편되면 국내 조선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반도체ㆍLCDㆍ조선 등 세계 1위 산업에서 중국ㆍ대만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위기라고 움츠리지 말고 전략적인 고민을 갖고 사업을 한다면 당분간 우리의 경쟁력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