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6. 07:57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책 3000권 읽으니 영재 됐어요”…11세 시골소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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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아니었다. 경북의 시골이다. 더욱이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이나 목동에서 만들어진 영재도 아니었다. ‘책읽기’를 통해 스스로 영재가 됐다.
한 시골소년이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경북 고령읍 연조리 고령초등학교 5학년 신정한(11) 군이 어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퀴즈 영웅’에 등극했다. 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퀴즈 대한민국’ 녹화장에서다.
평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책을 읽고 매일같이 신문을 보며 시사에 관심을 가진 신군은 거침없는 퀴즈실력을 보였다. 관심 분야인 세계사와 관련한 마지막 문제는 오히려 신군에게 유리한 문제였다.
‘퀴즈 대한민국’ 파이널 라운드의 문제 ‘국제 영토분쟁과 관련한 필리핀 팔마스 섬의 영유권을 주장한 나라’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이 ‘네덜란드와 미국’이라고 대답하면서 역대 최연소(10년 11개월 27일) 퀴즈 영웅 기록을 세웠다.
신군은 사교육과 거리가 멀다. 아버지 신상진(41ㆍ공무원) 씨는 “평소 세계사나 과학 분야의 책을 관심있게 읽어요. 자기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서 ‘비밀노트’라는 데에 적어두고 보고 또 보고 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겠죠. 비밀노트는 아무한테나 안 보여줘요”라고 했다. 어머니 서정희(40ㆍ아동복지센터 교사) 씨는 “책을 워낙 좋아해 말썽을 부리면 책을 못 읽게 하는 벌을 줄 정도”라고 회상했다.
신군 방은 책 3000여권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1주일에 두세 권 책을 읽을 정도의 ‘독서광’. 신군 부모도 책값 만큼은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신군의 지적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 제일의 교육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교육이 만들어낸 영재가 아닌 책읽기 중심의 미래형 교육의 산물이다. 집에 있는 책마저도 부족해 도서관 문턱이 닳도록 다니며, 독서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에서 ‘다독상’은 항상 신군 몫이다. 사교육에 매달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지혜 담임교사는 “쉬는 시간에도 책을 손에서 놓고 있지 않을 정도로 책을 좋아해요. 책에서 나온 내용을 보고 난 뒤에는 꼼꼼히 메모를 해서 그걸 일기장에 쓸 때도 있어요”라고 칭찬했다. 정 교사는 “환율이 올라 우리 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이 걱정된다거나 정치인들의 행동을 꼬집는 등의 내용을 일기에 쓸 때는 깜짝깜짝 놀라기도 해요”라고 전했다.
신군이 가장 즐겨 보는 TV프로그램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곤 한다. 매주 퀴즈 프로그램에서 한 문제 맞힐 때마다 아버지로부터 용돈 100원을 받는 아직은 어린이. 파이널 라운드 문제를 맞추면 1000원을 받는데 매주 만원 가까운 용돈을 타 고스란히 책을 사서 본다.
신군은 “평소 우주탐사선을 만드는 과학자를 꿈꿨는데, 최근 흉흉한 범죄 사건을 본 뒤에는 과학수사관이 되고 싶다”며 장래희망을 얘기했다. 신군은 요즘 ‘음모론’을 다룬 책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7일 생일을 맞는 신군. 4100만원 상금으로 친구들에게 피자를 돌리며 크게 한턱 쏠 계획을 갖고 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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