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후원 안한 기업 옥죈다

2009. 2. 25. 00:40이슈 뉴스스크랩

후원 안했지?” 기업 옥죄는 뉴라이트

[한겨레신문] 2009년 02월 24일(화) 

[한겨레] MB 1년 토론회서 명단 공개…노골적 지원 압박

조갑제 “이대통령 자기사람만 등용…총점 59점”

보수 성향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핵심 간부가 자기 단체에 후원금을 내지 않은 기업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개 비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임헌조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은 24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기념 토론회’에서 “에스케이(SK), 포스코, 롯데 등은 (지난 정권 때) 좌파 단체 쪽에 수십억원에서 백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고, 한국전력·석유공사·토지공사·가스공사 등 공기업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지원했다”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보수우파 시민단체가 주최한 공동 후원행사에 단 1원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100여개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2월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동 후원행사를 열고, 행사에 앞서 기업체 100여곳에 후원금 입금 계좌를 적어 넣은 초청장을 보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금 시대에 어떤 기업이 이것(초청장)을 ‘압력’으로 받아들이겠느냐”고 해명한 바 있다.

임 사무처장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기자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보수정권이 들어섰는데 엔지오(시민단체)가 왜 필요한가’는 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며 청와대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참여정부 시절) 4명의 비서관을 갖고 있던 시민사회수석실이 폐지됐고, 17대 총선에서 엔지오 후보들이 대부분 공천에서 탈락했다”며 “현 정권의 주류가 ‘시민사회’를 공천과 정부 요직의 경쟁자로만 폄하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논공행상’에서 소외된 데 대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주도권을 다퉈 온 ‘시대정신’(뉴라이트재단과 자유주의연대의 통합 모임)의 안병직 이사장은 한나라당 두뇌집단인 여의도연구소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신지호 전 자유주의연대 대표도 국회의원이 됐다. 여기에 최근 자리가 난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자리에도 시대정신 계열의 현진권 바른사회시민회의 전 사무총장(아주대 경제학부 교수)이 임명됐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 출신 가운데는 지금까지 이석연 법제처장 등 극소수만이 ‘발탁’됐다. 이와 관련해 임 사무처장은 “그분이 시민사회비서관 자리에 올라 어떤 적극적인 역할을 할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본격적인 ‘밥그릇 싸움’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대통령은 자신과 친면 있는 인재풀에서만 (인재를) 등용하고, 널리 인재를 구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종합 평점은 낙제점인 59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 대표의 발언 도중 바로 아래층에서 열린 ‘촛불시민 연석회의’ 창립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누리꾼이 토론회장에 들어와 연단을 향해 쓰레기통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뉴라이트 토론회 참가자 10여명이 이 누리꾼 뒤를 쫓아 아래층으로 내려갔으며, 연석회의 쪽 참가자 10여명과 서로 얼굴과 가슴 등을 치며 5분 남짓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누리꾼은 “조 대표의 기만적인 강연을 듣고 나도 모르게 격분했다”고 말했다. 길윤형 권오성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