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뇌 구조 다르다

2009. 2. 24. 17:50이슈 뉴스스크랩

`사이코 패스`의 뇌구조는 어떻게 다른가?

연쇄살인을 일삼고 태연히 여자친구를 만나고 경찰에 잡혀서도 거짓진술을 일삼는 살인마들에겐 그들만의 뇌구조라도 있는 것일까.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7명의 부녀자 살해한 혐의를 인정한 후에도 태연히 거짓진술을 일삼았다.

검찰수사를 통해 장모.아내 방화살해 혐의와 그의 곡괭이에 검출된 여성 유전자로 여죄가능성이 밝혀졌지만 굳게 다문 입술에서 그의 양심은 찾아 볼 수 없다.

대체 사이코패스들은 어떤 뇌구조를 가졌길래 일반인에게서 상상조차 할수 없는 이런 `인면수심`을 보이는 것일까.

◆감성중추 `편도` 고장, 사이코패스 원인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장치(fMRI)를 이용해 사이코패스와 정상인의 뇌를 살펴 비교해본 결과 사이코패스는 윤리회로에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우선 도덕적인 판단이 필요한 질문을 했다. 도덕에 관련된 판단을 내릴 때 사이코패스들은 일반인에 비해 뇌의 편도(Amygdala)의 활성도가 떨어졌다. 편도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반응하는 등의 감성 중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편도 활성도가 떨어지면 별 죄책감 없이 상대방을 속이고 이용하며, 충동적·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내측전전두피질, 후방 대피질, 각회 등의 부위 역시 낮은 활성도를 보였다.

이 경우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알지 못하고, 피해를 입은 사람의 감정상태를 고려하기 어렵다. 또한 그러한 감정을 감안하여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도 실패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타인과의 정상적 교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고려대학교 정신과 고영훈 교수는 "편도, 해마 등의 기관은 타인의 감정에 대한 느낌이나 자신의 감정과 관련된 곳이므로 사이코패스의 뇌에서 이런 부분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건국대 신경정신과의 김태훈 교수도 "뇌기능 이상과 사회적 도덕성의 결함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의의가 있고 이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인도 전두엽 손상시 성격 변해

1848년 9월 13일 오후 4시 30분, 미국 루트랜드-버링톤 철도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났다. 폭발사고로 현장감독관이었던 피니스 게이지의 뺨에서 전두부까지 쇠막대기가 관통한 것이다. 피니스는 죽기는커녕 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곧 병원으로 옮겨져 2개월 후에는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비극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온화하고 사려깊은 성격이었던 그가 사고 후에는 신경질적이고 변덕스러우며 책임감 없는 사람이 된 것이다.

뇌의 전두엽 부분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육체와 정신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음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고영훈 교수는 "이 기관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사이코패스가 된다 할수는 없다"며 "하지만 뇌기관에 이상이 있을 경우 다양한 양상의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교수도 "뇌기능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사이코패스의 특성이 드러나려면 환경이나 개인의 경험·삶의태도 등의 문제점도 필요하고, 교육 등을 통해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