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1주년을 말하다

2009. 2. 25. 09:4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25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년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강부자 내각 파문으로 출범부터 삐걱거리더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남북관계 경색 속에 터진 금강산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발사 위협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다.지난해 가을 몰아닥친 미국발(發) 세계 경제위기는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정치권은 여야 극한충돌 속에 입법전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 1.19 개각 다음날 발생한 용산참사와 후속대응은 다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이 대통령은 올해 비상경제정부를 선언하면서 녹색뉴딜 등을 통한 경제살리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교육과 복지정책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새로운 출발점에 선 이명박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에게 대한국민 17명이 전하는 메시지다.


◈ 정미경(43. 한나라당 초선 국회의원) =

처음 우리나라의 책임자가 되겠다고 기도하고 결심했을 때의 다짐과 목표, 비젼을 흔들림없이 실행에 옮기시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경제위기를 많은 희생을 치르지 않고 극복하고 교육의 방향을 분명히 잡아주시고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열정과 헌신을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국민에게 솔직하고 감동을 주는 대통령이 돼주길 부탁드린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 시기에 꼭 필요했던 대통령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우리 모두에게 기억될 것임을 확신한다.

◈ 김유정(40. 민주당 대변인. 초선 국회의원) =

이명박 정권 1년은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경제, 인권과 교육 복지 모든 분야에서 국민에게 희망보다 암울함을 줬다. 모든 부분에서 국민의 요구와 뜻과는 정반대로 전력질주했다.

소통을 얘기하면서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책과 정치적 판단이 계속됐다.

이명박 정권의 가장 당면한 과제는 경제회복과 함께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국민과의 소통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 박명림(45.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

세계 각국에서도 적대 세력과의 관계 개선은 보수 정권이 추진했다. 보수를 통합해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국민통합을 통한 결집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념주의에서 벗어나 실용주의로 돌아와야 한다. 북한 체제가 잘못됐으니 나쁘다가 아니라 남과 북에 이익이 되도록 개선하는 게 실용주의다.

지난 1년 동안은 과거 10년을 좌파정부라 비판하다 보니 정책이 오른쪽으로 갔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중심을 잡고 남은 4년의 국정을 잘 운영해나가길 바란다.

◈ 박부자(74. 이 대통령에게 목도리 선물받은 노점상) =

지난해 연말 대통령께서 소중한 목도리를 선물해주셨는데 아까워서 매지 못하고 집에 잘 보관해놓고 있다.

장사는 여전히 안되고 힘들다. 주변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2만 원 정도 밖에 못 번다. 돈은 안 벌리지만 늙어서 다른 할 일도 없고 해서 장사를 나간다.

하지만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 만해도 힘이 난다. 열심히 일하고 기도드리면 잘 될 것으로 믿는다. 대통령께서 경제살리기에 애쓰고 계신데 꼭 경제를 회복시켜서 서민들의 근심을 덜어주시길 부탁드린다.

◈ 이명범(65. 우리동명 회장) =

중소기업이 많이 어려운데 은행 문턱을 더욱 낮추는 등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

부가세 10%도 제조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인데 세제를 낮추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MB(명범)라서 그런지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1년 동안 경험한 것이 많으실텐데 이를 지침삼아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 김바울(27. 고려대 정외과 4년) =

졸업 후가 참 불안하다. 취업도 어렵고 취업하더라도 안정적이지 못해 막막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에 가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개편하면 인재들도 몰릴 것이고 취업난도 덜할 것 같다. 또 취업준비 때문에 순수 학문 등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 정책도 추진했으면 좋겠다.

눈에 보이는 성장이나 성과 중심이 아닌 서민들을 살릴 수 있는, 국가 공동체 전체를 위한 정책을 고민해주시길 바란다.

◈ 양정주(46.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

이번 노사민정 대타협에 민주노총이 포함되지 않았고, 정부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은 한계가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종교, 사회단체 등 민간까지 포함해 추진한 합의안이기 때문에 10년 노사정 대타협보다 휠씬 큰 파급력이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번 대타협을 계기로 기업에만 치우치지 않고 실용주의에 걸맞는 노동정책을 펴주길 기대해본다.

◈ 홍석만(38.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 대변인) =

경찰에 면죄부를 주고 철거민은 살인죄로 몬 검찰 수사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검찰 수사는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진행한 기획수사로 무효다.

현 정부는 일방통행 정부다. 서민 등의 목소리가 전달될 통로가 없으며 그럴 의지도 없어 보인다.

범대위는 특검이나 국정조사 등을 통한 전면 재조사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5일 전국 365곳에서 동시다발 집회에 이어 28일에는 10만 범국민대회를 열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 안진걸(37.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촛불 당시의 사과는 위기 모면용이 아니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서민은 정말 절박한 상황이다. 부자감세, 4대강 등의 사업이 아니라 서민에게 정책을 집중해 서민을 살려야 내수를 진작시키는 동력이 살아날 수 있다.

만약 대통령이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외면한다면 올해 재보선과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서 국민은 심판에 나설 것이다.

촛불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를 듣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주기를 기대한다.

◈ 박찬종(69. 미네르바 변호인, 전 국회의원) =

헌법에 어긋난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해 미네르바를 구속 수감하고 처벌까지 하려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은 헌법수호 최고책임자임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미네르바 구속은 MB정권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

또 경제와 관련해 가슴이 아프겠지만 미네르바와 같은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판을 처벌로 막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여 단기적인 처방 대신 장기적인 관점으로 경제를 살려내길 바란다. 아직 희망까지 버리지는 않겠다.

◈ 설은주(29. 전 유현초 교사) =

교육자로서 소신을 갖고 학업성취도 평가를 설명하고 학부모들에게 선택권을 드린 것 뿐인데 해임까지 시킨 것을 아직도 납득할 수 없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교육시장화로 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아이들을 경쟁에 내모는 것이 창의력과 잠재력있는 인재를 기르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묻고 싶다.

임실 등의 조작사건은 경쟁만능주의의 문제점이 표출된 것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학교와 학생을 서열을 매기고 경쟁에서 뒤처진 아이들은 방황하고, 상황을 더욱 암담하게 만드는 현 교육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 조미애(41. 중2년생 학부모) =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사교육 없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실제 중고생의 사교육비는 100~150만 원이 드는데 보통 가정으로는 너무나 큰 부담이다. 하지만 혹시 경쟁에 뒤쳐질까봐 어쩔 수 없이 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1년 이상 부부가 고민한 끝에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학원대신 월 10만 원 정도인 인터넷강의를 듣게 하고 있는데 사실 불안한 마음이 크다.

최근 대통령께서 지금 중학생들이 사교육없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대학입시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말한 것을 듣고 너무나 반갑고 감사했다. 꼭 이뤄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 김옥례(52. 이 대통령에게 편지보낸 초등생의 어머니) =

대통령께서 전화를 주신 후 낡은 봉고차를 팔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고, 긴급 주거지원용 임대주택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번주부터는 지자체의 도움으로 인천의 한 경로당에 일자리도 얻게 됐다.

국정에 바쁘실텐데 우리 모녀에게 이렇게 베풀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취임 1주년을 맞으셨는데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라도 보낼 생각이다.

우리처럼 어려운 다른 사람들도 잊지 마시고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보듬어주셨으면 좋겠다.

전수경(43. 배우) =

최근 경제난으로 극장에 올라가는 작품수도 줄었고 관객도 크게 감소했다. 공연계는 경제사정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다.

올들어 비상경제정부를 선언하셨는데 경제살리기에 꼭 성공하셔서 공연계가 다시 예전의 풍성함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문화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정부의 지원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배우들이 좋은 작품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힘을 줄 수 있도록 문화.공연 분야에 더 많은 애정을 갖고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 허재(44, 프로농구 전주KCC 감독) =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인 시절 대한수영연맹회장을 지내는 등 스포츠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허리를 졸라매는 등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하지만 과거 힘든 시절 국민들은 박찬호, 박세리 선수 등의 활약을 보며 새로운 힘과 희망을 얻어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국민과 함께하는 스포츠가 활성화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투자를 이끌어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SS501(남성 5인조 그룹) =

경제위기 속에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셔서 보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또한 국내 가요계 역시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데 한류 확산 등을 통한 문화수출 측면에서라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

◈ 최상재(48.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

지난 1년간 언론환경이 정반대로 흘렀고 지금도 그런 형태로 가고 있는데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의 소통 부재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방송법 등을 시간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의 6~70%가 반대하는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언론인은 물론 수많은 국민들의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재고돼야 한다.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 방법이 바람직한 길이다.

floy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