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시니카 가능성?

2009. 3. 6. 00:07지구촌 소식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 중국 주도의 세계 질서)로 대체될 것이란 복선일까.

4일부터 5일까지 전세계 주식 시장을 크게 움직이게 한 동력은 바로 중국이었다.
미국 뉴욕 증시는 4일(현지시간) 5일만에 하락세를 접고 반등했다.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안을 내놓을 때에도, 문제의 핵심인 금융시스템 안정을 꾀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했을 때에도 없던 강한 랠리였다. 이 두 대책이 발표됐을 땐 오히려 미국 증시는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아닌데 단순한 기대감만으로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를 끌어올려 놓아 강한 대비를 이뤘다.

◇ `차이나 효과` 전세계 금융시장 끌어올려



4일 중국 증시는 2월 구매관리자(PMI) 제조업 지수는 `서프라이즈`였다. 전월에 비해 크게 상승하면서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추가로 4조위안(5850억달러)의 부양책을 또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며 증시는 6.1% 치솟았다.

중국 증시의 랠리는 바다 건너 미국과 유럽 증시를 크게 띄웠다. 뉴욕 증시는 5일간의 하락세를 접고 반등했다. 경제지표 등은 하나같이 호재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그동안의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도 이유가 됐지만 무엇보다 중국 효과가 컸던 것으로 설명된다.

지난 달 10일과 13일 각각 금융안정책이 발표되고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했을 때 뉴욕 증시는 오히려 하락했다.

5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중국 효과를 이어갔다.
◇ `차이나 효과` 왜 이렇게 셀까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 성장의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미국의 힘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촉발된 금융, 실물 경제 위기를 맞으며 비틀거리면서 과거의 위상을 잃고 있다.

중국 역시 대미 수출이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경제가 서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타격이 없을 수는 없었다. 두 자릿수 성장세가 꺾이는 것은 물론, 낮게는 5%대까지 성장률이 내려갈 것이란 우려까지 사고 있다.



전일 발표된 PMI 제조업 지수는 이런 경착륙 우려를 덜어준 반가운 지표였다. 지난해 11월초 4조위안의 부양책을 비롯해 통화정책 등 각종 정책들이 비로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냔 해석을 낳았다.

그리고 여기에 중국 답게 4조위안을 더 경기부양에 쓸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은 글로벌 증시에 큰 견인력이 됐다. 지난 주 스탠다드 차타드(SC)는 중국의 부양책이 8조~10조위안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차이나 효과`가 큰 배경으론 우선 중국이 아무래도 사회주의 국가란 점을 들 수 있다. 정책들이 더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직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경제 구조란 점도 중요하다.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최소한 유지) 성장세를 가속할 것이며, 상품 수요를 크게 일으켜 상품 시장을 끌어 올릴 수 있다. 또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장비 업체의 주문을 늘릴 수도 있다는 점도 `차이나 효과`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4일 상품 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관련기사 ☞ (Commodity Watch)`중국효과` 세네

특히 경기를 반영해 주는 대표 상품이자 중국 수요가 많은 구리 가격이 크게 뛰었다.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구리5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8.95센트 오른 1.6940달러(톤당 3734달러)를 기록했다.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구리 가격은 6% 오른 톤당 3750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부양책이 미국과 다른 점은 실물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강도가 세다는 것. 전 세계의 상품가격 및 관련 업체에 즉시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의 부양책은 주로 망가진 금융시스템 안정, 자산가격 하락 방지, 국내 수요 촉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간접적이다. 따라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전인대에선 부양책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중국 증시는 상승폭을 상당폭 줄였다. 그래도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한국시간 오후 1시29분 현재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전일대비 1.1% 상승중이다.

단기적으로는 실망감이 있을 지언정, 중국에 대한 믿음 자체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MP 캐피탈 인베스터스의 나데르 네이미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 당국은 이미 회복의 바퀴를 크게 돌렸다"며 "추가 부양책이 발표되지 않은 것에 대한 단기적인 실망감은 있겠지만 중국의 성장 스토리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올해 목표했던 8% 성장을 기록할 것이며, 이를 위해 올해 예산 적자를 지난해 1800억위안에서 7500억위안으로 대폭 확대하고, 지역 정부에 경기 부양을 위한 2000억위안의 채권 발행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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