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송 밀러네리,여성용 모자

 

 

미국에서 30대 한국인이 만드는 여성용 모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모자를 즐겨 쓰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모자(Moza) 인코퍼레이티트'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미스터 송 밀러네리(Millinery:여성모자)'를 만드는 한국인 루크 송(36)씨의 이 같은 성공담을 보도했다.

송씨의 모자가 미국에서 전국적인 이목을 받게 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축가를 부른 '소울 뮤직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이 송씨의 모자를 쓰고 나온 이후부터. 프랭클린의 송씨가 만든 리본 모양이 크게 장식된 독특한 회색 모자를 쓰고 취임식 축가를 불렀고 이 모습은 TV를 통해 미 전역에 방송됐다.

신문에 따르면 송씨의 20년 단골인 프랭클린이 이 모자를 쓰고 취임식 축가를 부른 이후 주문이 쏟아져 개당 179달러인 이 '아레사 모자'의 봄철용 상품의 주문이 5천건 이상 밀려 있을 정도다. 특히 프랭클린이 이 모자를 워싱턴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기증키로 해 주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모자는 나중에 오바마 대통령도서관이 만들어지면 이곳에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프랭클린이 당시 3개의 모자를 놓고 이 모자를 골랐다. 송씨는 이 모자가 자신이 강력하게 추천했던 것이라며 "그녀가 이 모자를 골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주문전화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이 모자에 폭발적인 관심이 몰리면서 송씨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모자 인코퍼레이티드는 매출이 작년에는 100만 달러 정도였으나 올해는 6~7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송씨는 예상하고 있다. 그는 또 현재 11명인 직원도 숙련된 근로자를 찾을 수 있다면 배로 늘릴 생각이다.

송씨의 모자는 보통 개당 200~900달러 정도이나 고객의 사정에 따라서는 보다 저렴한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신문은 송씨의 미래는 보다 높은 곳에 있을 수 있다면서 송씨가 아직 영국 왕실이 주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레사 모자'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눈에 확실히들었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송씨는 또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아직 모자에 관심이 없어보이지만 자신의 모자를 쓰게 하고 싶다면서 "그렇게 되면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1982년 부모를 따라 이민을 온 송씨는 당초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을 생각은 없었다. 대학에서 생화학을 공부하고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진학했으나 한 학기를 남겨두고 학교를 그만뒀다. 비싼 첼로를 팔아 학비를 조달하기도 했지만 학자금 대출금 부담이 커지고 이를 갚을 길이 막막해진 그가 결국 찾은 해답은 모자였다.

처음으로 만든 모자가 히트를 쳐서 학자금 대출금도 갚게 된 송씨는 모자를 만드는 길로 아예 들어서게 됐다.

현재 그의 부모는 6명이 직원이 하루에 100개의 모자를 만드는 작업장을 감독하면서 아들을 돕고 있다. 주문 관리를 맡고 있는 그의 누나인 릴리안은 "취임식 이후잠도 못잘 정도"라고 주문 폭주로 바쁜 사정을 설명했다.

'아레사 모자'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업체에서 이를 모방한 제품들이 나와 송씨를 신경쓰이게 하고 있지만 모방하는 사람들은 이 모자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송씨의 모자가 큰 인기를 끌면서 NYT는 물론 AP통신 등이 보도를 하는 등 미국 언론들의 취재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자의 전화를 받은 릴리안씨는 "지금 방송사에서 취재를 기다리고 있어 통화를 하기 힘드니 나중에 전화를 다시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