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주유소 인기

2009. 3. 19. 00:21분야별 성공 스토리

경기불황·고유가 속…'튀는' 주유소 매출도 '쑥쑥'

 

셀프 주유족·여성고객 서비스 차별화 인기
부산 만포주유소 기사샤워실·수면실도 마련

  • ◇2008년 11월 여성 친화 주유소를 표방하고 문을 연 서울 방배동 ‘SK엔느주유소’.
    경기불황과 고유가 속에 ‘셀프(Self) 주유소’와 여성 친화 주유소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한 이색 주유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005년11월 처음 등장한 셀프 주유소는 극심한 불황 속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셀프 주유족’이 늘면서 전국에 100여개가 성업 중이다. 업계 최초로 셀프 주유소를 도입한 GS칼텍스는 현재 70개의 셀프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지난 1월 서울 강남권에 최초로 오픈한 셀프 주유소 ‘삼성로 주유소’는 싼 가격과 고급 편의시설을 무기로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개장 시점 대비 3배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 주유소는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셀프 주유소가 갖고 있는 서비스 부분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객라운지도 설치했다. 고객들이 인터넷을 하면서 엔진오일 교환이나 손세차 작업 현황을 실시간 TV를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셀프 주유소로 전환한 이후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한 주유소가 있는 등 평균적으로 매출이 20∼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여성 고객을 겨냥한 주유소도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작년 11월 여성 친화 주유소를 표방하고 리모델링한 서울 방배동의 ‘SK엔느주유소’는 최근 매출이 5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는 엔느주유소가 리모델링하기 직전 3개월 평균 판매량이 1000드럼 수준이었지만 전환 이후 평균 1500드럼 수준으로 판매량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엔느주유소의 성공 비결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차별화된 서비스. 외관부터 여성들이 선호하는 보라색과 깔끔한 이미지의 흰색을 조합한 감각적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또 단순하게 기름만 넣는 주유소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 고객들을 위해 주유 서비스 외에 차량 관리 서비스와 멤버십 서비스를 함께 실시한다.

    특히 여성 고객들의 기피 대상이었던 주유소 내 화장실에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 룸을 설치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영빈(40) 지점장은 “차별화된 서비스, 호텔 수준의 화장실 등 깔끔한 내외부 경관, 다양한 멤버십 혜택 등이 다른 주유소와 대비된다”며 “자녀 교육 및 가사에 관심이 많은 주부 고객층을 위해 교육 컨설팅과 요리 강좌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의 부산 지역 만포주유소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성공한 사례다.

    2005년 개업한 만포주유소는 입지조건이 열악한 점을 감안, 단골 고객인 화물차 운전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주유소를 찾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행태를 면밀히 분석했다. 결국 기사들이 통행료가 싼 밤에 주로 이동하고 낮에는 쉬면서 수면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주유소에 기사 샤워실과 식당, 수면실 등을 설치했다. 탁구대와 낚시터, 골프연습장도 만들었다. 만포주유소는 최근 경기불황 속에서도 주변 주유소 대비 판매량이 2배에 달한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