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호황 업종

경기 침체로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면서 거꾸로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폐업 컨설팅 업체들입니다.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의 의뢰를 받아 매장 철거에서부터 재고 정리까지 폐업의 모든 업무를 대행, 처리합니다.

아직 낯설기는 해도, 벌써 전국에 천 곳 이상이 등록돼 있을 정도로 업체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김광철/폐업 컨설팅 업체 이사 : 시대마다 새로운 업종이나 직업이 생기는 것처럼 폐업 대행업체는 아직까지는 생소한 분야이고 이제 막 도약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폐업처분을 원하는 점포를 방문해 업주와 협의를 거친 뒤, 재고품 매입 가격을 정하고, 점포 정리에 들어갑니다.

점포정리와 재고 처리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2일에서 5일 정도.

 

사들인 재고품 중 할인 행사 등을 통해 되팔고 남은 것은, 비슷한 업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기도 합니다.

단, 재고 매입 가격과 처리 비용을 적절히 판단하지 못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영 지식과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당 100원!' '파격 세일'

현란한 가격표가 입구부터 눈길을 자극하는데요.

홈쇼핑업체의 반품 상품이나 재고 물건을 싼 값에 파는 '반품 전문 판매 업체'입니다.

가전제품에서부터 수입 완구, 주방용품, 가구까지 다양한 상품을 원가의 절반 가격에서 최고 90%까지 싸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나래/경기도 수원시 세류동 : 저는 최고 50% 잡고 왔거든요, 할인을. 근데 사장 님께서 80%나 (할인)해주신다고 하니까 너무 횡재 아닌 횡재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단골고객을 위한 폭탄세일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사업 노하우인데요.

[김윤환/반품전문쇼핑몰 본부장 : 특별히 새로운 물건이 들어왔다든지, 또 그 중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물건이나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을 모아서 한 달에 한 번씩 거저이다시피 판매하는 날이 있습니다.]

하루 평균 이용 고객은 약 백 오십명 정도.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늘면서 곧 2호점을 열 계획입니다.

반품업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보증제도와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는데요.

이 곳 역시 중고품은 반드시 파손 여부를 확인해 필요하면 무상 수리해주고, 중고품과 새 제품은 별도로 표시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명품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중고품을 사고 파는 것은 물론,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이른바 '중고 명품점'도 불황을 타고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김상현/중고 명품점 대표  : 경기가 순탄치 않다 보니까 자금회전이 안된다든지 그래서 급전을 융통하기 위해서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 위치한 '중고 해외 브랜드' 취급점은 약 30여 곳.

최근 석 달 사이, 담보 대출이나 위탁 매입을 문의하는 고객이 평균 20%나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일본인 관광객까지 늘면서 매출도 올랐는데요.

중고 브랜드 취급업이 보편화된 일본을 벤치마킹하고, 인터넷 사이트도 함께 운영한게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조품을 가려낼 수 있는 기본적인 기준과 안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황의 틈새 속에 기회를 찾는 업종들.

무턱대고 시작하기 보다는, 기존 사업자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모으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