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공기업 310조 굴려 0.3조 이익

2009. 4. 4. 18:30이슈 뉴스스크랩

24개 공기업 310조 굴려 0.3조 이익…실적 '사상최저'
토공 땅 장사 1.2조 벌고…한전 이익 4.5조 급감 '2.9조 적자'

덩치는 커졌는데 자산이익률은 고작 0.1%

기획재정부와 관련된 한전·주공·토공·도공 등 24개 공기업이 작년 309조8233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굴려 고작 3310억원의 이익밖에 내지 못한 것으로 재정부 집계결과 드러났다.

자산이익률로 따지면 고작 0.1%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며, 은행에 가만히 놔둬도 생기는 정기예금이자율과는 비교조차 하지 못할 지경. 2007년엔 267조4953억원의 자산을 굴려 5조1817억원의 이익으로 2%에 가까운 자산이익률을 실현했었다.

기획재정부는 3일 "주주총회가 있는 한국전력 등 9개 공기업은 주주총회 승인 그리고 토지공사 등 15개 공기업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거쳐 2008년 결산이 확정됐다"며 "24개 공기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5조1817억원의 1/10도 되지 않은 331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재정부에 따르면 공기업들의 덩치는 커졌다. 총자산이 전년 267.5조원에서 309.8조원으로 15.8% 커졌고, 매출 역시 95조1951억원으로 전년 77조7371억원 대비 22.5% 늘었다.

그러나 부채는 이보다 더 큰 폭인 28%나 늘어난 177.1조에 이르고 비용이 늘면서 초라한 영업실적을 낸 것. 민간기업체라면 누군가 책임을 져도 크게 져야 할 상황이다.

공기업의 작년 영업실적은 공기업의 경영실적이 집계된 2003년이래 최저치. 작년에 불어닥친 세계경기 침체와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 경영여건 악화의 영향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재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땅 장사를 하는 토지공사의 경우 판교신도시 상업지구 개발이익과 동탄개발지구 준공으로 순이익이 2000억원 늘어 1.2조원의 이익으로 이름 값을 했을 뿐,

 

한전은 전년보다 이익이 4.5조원이나 줄어 2.9조원의 적자공기업으로 돌아섰다.

작년 전기요금을 전년비 4.2% 올렸으나 전력구입단가가 22.3% 올라 전력구입비가 6.4조원 늘고, 자회사 손실도 1.8조원이나 발생해 공기업 실적비중이 큰 한전의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게 됐다는 것이 재정부의 설명이다.

 

한전을 제외한 23개 공기업은 3조2835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3조6249억원보다 9% 가량 떨어졌다. 이월결손금 발생한 공기업은 한전, 석탄공, 철도공, 컨테이너부두, 산재의료원 등 5곳.

 

전년대비 이익이 늘어난 공기업은 ▲철도공사 3807억 ▲토지공사 1950억 ▲마사회 611억 ▲석유공사 335억 ▲제주국제 126억 ▲인천항만 108억 ▲도로공사 84억 ▲부산항만 42억 ▲광물자원 50억 ▲감정원 12억 ▲산재의료 11억 등 11개에 불과했다.

 

순이익 규모 감소로 배당액도 전년 1.1조원보다 50% 줄어든 0.6조원에 그쳤으며, 배당성향도 전년 26.4%에서 22.6%로 3.8%p 낮아졌다.

이월결손금이 발생한 5곳과 무배당결정이 이뤄진 주택보증, 마사회, 방송광고, 제주국제 등 4곳을 제외한 15개 공기업에서 정부가 받을 배당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

재정부는 이번 24개 공기업의 결산서를 종합한 총괄결산서를 작성한 뒤 올 상반기 감사원에 넘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