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6. 22:3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한겨레] 400가구이하 재개발권도 대부분 대형사로
중견사 "일감이 없다" 울상…양극화 심화
시공 능력 59위의 우미건설이 시름에 빠져 있다. 지난 2005년 힘들게 따낸 서울 성북구 장위2구역의 재개발 시공권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장위2구역 재개발조합 쪽에서 시공사 변경을 추진하면서 비롯된 문제다.
장위2구역 조합 관계자는 "(우미건설 대신 시공을 맡겠다며)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제안을 해 왔고, 20대 건설사도 상당수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건설사들은 그동안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들인 비용을 모두 물어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대체로 조합원들도 기왕이면 신용도 높은 대형사로 시공사를 바꾸자는 요구안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대형 건설사들까지 이례적으로 소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규모는 작아도, 조합원 대상 분양 물량이 많아 미분양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400가구 정도의 재개발·재건축까지 대형 건설사들이 '싹쓸이'함에 따라 중견 업체들은 "일감이 없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장위2구역 사태'는 이를 보여 주는 한 단면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3월 말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시공사를 선정한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살펴보면, 대부분 10대 건설사가 시공권을 따냈다. 200가구 규모의 서대문구 영천주택재개발은 대우건설이, 668가구로 예정된 은평구 수색뉴타운9구역은 에스케이(SK)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금은 경기가 어려워 금융이 꽉 막힌 상태"라며 "건설사로선 초기 투입 비용이 적은 재개발·재건축을 활용하는 게 위험을 줄이면서 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도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다 보니 중견 업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지난달 17일 서울 송파구 거여2재정비촉진구역의 '현장설명회'에는 계룡건설 등 중견 업체 4곳이 참여했지만, 시공권을 따내긴 힘들어 보였다. 최성규 조합장은 "대우건설·삼성물산 등 10대 건설사 8곳이 참여했다"며 "조합원들은 대출 등의 조건이 유리하고 재무 구조가 튼튼한 대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14개 건설사가 참여한 가운데 현장설명회를 한 노원구 상계 4구역 조합은 "아파트 브랜드가 향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10대 건설사 가운데서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사비 지원,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파격 제안을 내 놓고 있지만, 중견업체들은 이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지역까지 이렇게 건설사가 많이 몰리긴 처음"이라며 "대형 건설사를 따라가다간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하소연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재개발·재건축을 따내는 식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중견 건설사가 먹고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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