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통장의 이동.

2009. 6. 17. 12:4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증권사 CMA 계좌·잔액 크게 증가…일부 은행선 급여이체 고객 이탈]
[CBS경제부 정영철 기자]
4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월급통장 시장에서 금융기관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세운 증권사들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유치에 나섰지만 일부 업체만 통장과 함께 '월급'을 잡는데 성공한 것.

일부 은행들은 월급통장 잔액이 줄거나 고객이 빠져나가고 있어 수신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에서 이달 12일 사이 증권사별로 CMA 숫자가 1만~2만개씩 증가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CMA유치에 나선 결과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 기간동안 CMA 고객 1만6천명 이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5월말 61만1천299개였던 계좌수가 이달 12일 62만8천503개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들도 계좌수가 늘기는 마찬가지다. CMA시장의 선두업체인 동양종금증권의 계좌수는 이달 12일 현재 316만4만829개로 지난달 말보다 1만8천개정도 늘었다.

한국증권은 60만1만790개에서 61만3만116개로 1만개 이상 증가했고,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은 2천~3천개 정도 많아졌다.

하지만 계좌수가 느는 만큼 잔액이 많아지지는 않았다. 삼성증권(4조600억→4조1천100억원), 한국증권(4조1천317억→4조1천350억원), 동양종금증권(9조3천689억→9조4천112억원) 등은 잔액도 같이 증가했지만 나머지는 잔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계좌를 유치했지만 일부 증권사는 제대로 실속을 챙기지 못한 것이다.

은행들 사이에도 월급통장을 놓고 명암이 엇갈렸다. 외환은행은 5월 한달간 급여이체 고객 수가 44만5천154명에서 43만5천481명으로 1만명 가까이 줄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은 지난달 말에서 이달 12일 사이 급여전문통장(일부는 월급통장으로 권장하는 통장)의 숫자는 증가했지만 돈은 오히려 1천억원 이상 빠져나갔다.

반면 SC제일은행은 계좌수가 3만7천개 이상 늘면서 동시에 잔액도 4조1천598에서 4조5천655억원으로 4천억원이 불어났다. 하나은행도 계좌수와 잔액이 소폭 증가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입출금 수수료가 무료이고 연 4.1%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가입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달부터 증권사 CMA를 통해 공과금 등을 납부할 수 있게 되면 월급통장의 이동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stee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