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리치]미국의 경기순환주기에 관한 연구와 전망으로 잘 알려진 비영리 민간기구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지난 1983~2007년까지 25년간의 시기와 올 5월 현재까지 17개월 사이를 대상으로 S&P 500지수와 경기침체 지속성에 관한 연계성을 분석했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25년간 평균 경제침체 기간은 8개월, 약세장은 평균 12개월이었다. 이에 반해 2008년부터는 17개월 동안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으며 약세장은 무려 19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90년대에는 경제수준과 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고 순환주기로 발생하는 경기 침체나 약세장도 오래 지속되지 않아 투자 전략을 세우거나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이 어렵지 않았다.
실제 2000년부터 2년간은 약세장이 이어졌지만 역사상 두번째 최장기 랠리가 뒤따랐다. 또 다우지수가 세자릿수나 오르고 내리는 변동성이 심했지만 보기드문 현상이 아니었던 반면 장기 주가곡선은 어느 정도 예측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17개월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발점으로 기존 경제지표를 완전히 바꿔놓은 결과로 인해 투자의 합리적인 판단과 예측을 조롱하는 '오리무중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거시경제 트렌드가 순조로운 순환주기를 반복하던 현상은 지난 25년간의 과거지사. 불과 17개월만에 10년짜리 채권 수익률은 최고 15%에서 3%로 떨어졌으며, 13%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은 제로퍼센트에 가까워져 '디플레이션'에 따른 장기불황이 우려된다.
이자율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수위와 액수를 조절하거나 장기적으로 변동성에 적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미 19개월간 지속되어 온 약세장은 이미 1929년부터 보여진 전형적인 경기침체기의 평균 기간에 비춰볼 때 새로운 기간패턴이다. 이는 80~90년대의 '3개월 약세장'과는 엄연히 성격과 특징을 달리한다.
게다가 전세계 투자시장을 상대로 거대자금을 운용하는 큰손들이 급증했다. 1995년 중국과 인도 등 신흥개도국들의 GDP는 세계 전체의 17%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정치적으로 불안정해도 빠르게 성장하는 이머징마켓으로 성장했다. 세계 GDP의 25%에 이르는 이머징마켓은 65%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몇년전 흥미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머징 마켓은 미국으로부터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됐기 때문에 경기침체 때 서로 악영향을 주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 됐지만 현실을 달랐다.
나아가 이머징마켓은 미국 경제의 경기순환 구조에 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미국경제와 밀접하게 '커플링'된 한국시장의 투자자들 역시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갈수록 변동성이 심해지는 시장 전망이 대세라면 투자자들은 보다 안전한 자산운용을 선호하게 된다.
따라서 현실은 보다 다양한 분산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즉 불확실하고 변동성 높은 새로운 투자환경과 시대를 제대로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살아남는 '생존투자'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은퇴한 투자자의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해외 주식투자 비율을 13%이하, 이머징마켓은 2%대로 유지할 것을 제안한다. 이 구성 비율은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정도가 다른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성향에 맞게 조정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대안투자는 에너지 펀드로서 해외실적이 좋은 석유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눈여겨 볼 만하다.
분산투자는 주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동산과 국공채를 비롯 인플레헷지 채권과 같은 안전한 파생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면 선진국에서 발행하는 국공채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많다.
새롭고도 불확실한 시대에 변화에 대한 과잉반응은 금물. 대신 모든 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자산관리를 가장 중요한 자산은 뭐니뭐니 해도 '현금'이기 때문에 소홀해선 안된다.
투자 자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경기침체 상황과 불확실성의 시기에 현금은 자산과 가정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현금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보다 냉정하게 사태를 판단해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아이엠리치(www.iamrich.co.kr) 뉴스콘텐츠 신디케이트 리포터 노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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