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9. 09:3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풋백옵션 발목’ 자금난 못견디고 ‘백기’
ㆍ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재매각
ㆍ금융당국 압박도 한몫… 유동성 위기 탈피 미지수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이 끝까지 지키고 싶어하던 대우건설을 다시 팔기로 했다. 무리한 인수·합병이 불러온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대우건설을 팔더라도 금호가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여전하다.
금호에 대우건설 재매각은 절대 선택하고 싶지 않은 옵션이었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앞서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대우건설을 산업은행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요구했지만 금호는 거부했다. 제3의 투자자와 신규자금 유치를 논의 중이라며 7월 말까지 유예를 요청, 두 달여의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풋백옵션’의 족쇄를 풀기는 쉽지 않았다. 금호는 2006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지분 39.6%를 매입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원할 경우 올해 말까지 주당 3만2000원에 되사주기로 약속했다. 28일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1만2850원. 재무적 투자자들은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를 해결하려면 금호는 4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다급한 사정 때문에 제3의 투자자와도 협상이 쉽지 않았고, 결국 대우건설 매각을 택하게 됐다. 금호 측은 “제3자 투자 유치가 부채 증가로 이어지며 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어 풋백옵션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그룹이 대우자동차 매각을 미루다 결국 그룹 전체가 해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험했던 금융감독 당국과 은행권의 강력한 압박도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는 대우건설 매각 결정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마무리까지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대우건설 재매각에 따른 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우건설 매각으로 그룹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은 매각손이 불가피하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18.6%)의 장부가는 주당 2만5000원이다. 이 지분을 현재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팔더라도 6000억원 안팎의 매각손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와 맺은 풋백옵션 부담까지 떠안으면 매각손은 2조원을 넘게 된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1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상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금호는 앞으로도 대우건설 매각손을 최소화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 한편으로는 금호생명·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 등 부족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잰걸음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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