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야 팔리는 시대…모델이 매출이다

2009. 7. 11. 19:2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동아백화점 모델 한가인(좌). 참소주 모델 손담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서비스를 지극정성으로 해도 소비자들이 모르면 그만이다. 알려야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찾고, 그 매장에 들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알릴까?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고민 해결사들은 누구일까? 바로 최근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는 광고모델들이다. 광고모델 한 명만 잘 잡아도 매출이 쑥쑥 자란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지역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모델 잘 잡는 1등 기업은?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은 절대 다수가 부품소재기업이다.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드물다 보니 광고모델을 쓰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모델을 쓰는 기업들 가운데는 금복주가 단연 돋보인다. 이른바 '대박 모델'을 많이 만들어내면서 매출 증대로 직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금복주의 참소주 모델로는 한예슬, 이보영, 이수경에 이어 손담비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한예슬, 이보영은 참소주 모델로 활동한 뒤 톱스타의 위치에 올랐고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참소주 모델인 손담비도 2008년 10월 계약 당시에는 신인가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계약후 6개월이 지나면서 ‘미쳤어’에서의 의자춤, 신곡 ‘토요일 밤에’의 대히트로 각종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정상에 올랐다. 광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F퀸의 위치를 차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흙속의 진주, 즉 저평가된 모델을 찾아내 대박 모델로 일궈내는 금복주의 재주에 감탄사를 보내고 있다.

대박 모델은 매출을 쑥쑥 올려준다. 실제로 참소주는 마케팅에서 손담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손담비의 인기도 상승으로 리뉴얼한 참소주 패키지에 대한 인지도가 급등하는 중이다.

손담비로 인해 금복주 캘린더가 동이 났고, 참소주 포스터를 시리즈로 모으는 고객들까지 생겨났단다. 이 때문에 금복주는 포스터 크기를 줄이고 코팅 처리한 라미넥스 포스터를 시리즈로 제작·배부중이다. 역내 대학가에서는 ‘참소주'를 ‘담비주'로 부를 만큼 참소주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금복주 김석 홍보담당 상무는 "마케팅을 나가보면 빈 소주병을 치우지 않고 보조상표에 붙은 손담비의 사진을 보며 ‘담비야 나만 쳐다 봐’라는 젊은이들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모델 손담비 덕분에 새로이 선보인 참소주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광고업계에서는 "'미녀 스타들'은 소주 모델을 선호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맹활약중인 손담비 하지원 신민아 이효리 등 당대의 미녀스타들이 모두 거치는 관문이 바로 소주 광고라는 것. 금복주의 참소주(손담비), 진로의 참이슬(하지원), 진로의 J(신민아), 롯데 처음처럼(이효리) 등 각 소주 브랜드를 대표하는 얼굴들은 초특급 모델들이다.

 

미녀 스타들이 소주 모델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소주 광고는 법적 제약으로 인해 TV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신문, 업소용 포스터, 리플렛 등 지면을 중심으로 광고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노출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 결국 모델들의 얼굴이 구석구석에까지 알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편 구미에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도 최근 '모델' 효과를 크게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에는 햅틱 CF모델로 김연아를 선택했다. 풀터치폰인 햅틱에서 피겨여왕 김연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햅틱 광고에 김연아가 나온 이후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햅틱 미니(연아의 햅틱)는 출시 한달여 만에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했다는 것.

애니콜 광고로 김연아는 편당 5억~10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김연아 효과로 모델료의 10배가 넘는 100억원대의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금복주 외에 모델을 쓰는 지역기업은 대구·동아백화점이다.

동아백화점은 특급 모델을 쓴다. 화성산업이라는 아파트 브랜드, 동아백화점이라는 백화점 브랜드를 동시에 홍보할 수 있는 장점이 큰 만큼 비싼 개런티를 주고라도 특급모델을 데려왔다.

역대 동아백화점 모델을 보면 화려하다. 대표적인 모델들을 보면 지난 1993년 박지영, 1997년 김혜수, 1998년 황수정을 거쳐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한가인이 모델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1990년대 모델 개런티로 1억~2억원을 썼다. 현재 한가인의 모델료는 약 5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대구백화점은 동아백화점과 전략이 다소 다르다. 빅모델을 가급적이면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구백화점도 빅모델을 데려왔다. 대구백화점의 1990년대 대표적인 광고모델은 지수원, 김남주, 이응경, 김원희, 한고은 등. 최근 CF광고에 선보이고 있는 윤아정은 얼마 전에 종영된 드라마 ‘유리의 성’에서 조연으로 잠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구백화점은 최근엔 빅모델을 잘 쓰지 않는다. 빅모델들은 계약기간 이후 다른 경쟁브랜드로 이동함으로써 브랜드관리에 문제가 될 수 있고 브랜드나 상품의 특징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제품은 가려지고 빅모델만 소비자 뇌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구백화점이 매주 발행하는 전단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정 모델을 고정적으로 쓰지 않고 매번 바뀐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실 구승본 실장은 "빅모델들이 억대 몸값을 갖고 있는데 비해 일반모델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행사와 상품광고에 집중할 수 있어 고객 간 커뮤니케이션에도 일반모델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대구백화점은 당분간 일반모델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