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앉은 강원도 '세계대회가 뭐길래'

2009. 7. 31. 19:35이슈 뉴스스크랩

빚더미에 앉은 강원도 '세계대회가 뭐길래'

파이미디어 | 황인혜 기자 | 입력 2009.07.31 08:32

 

[TV리포트] 지자체 마다 앞다퉈 유치하고자 하는 세계대회, 빛과 그늘은?

30일, MBC '뉴스 후'에서 지자체들의 세계대회 유치전쟁을 집중 취재했다.
2007년 여름,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의 순간. 그러나 안타깝게도 평창은 올림픽 유치에 두 번 연거푸 실패했다.

평창은 이제 2018년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세 번째 도전을 시작하는데 최종 확정까지는 2년가량 남은 상황. 현재 평창은 어떨까.

 

알펜시아(아시아의 알프스)는 강원도 개발공사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복합 리조트 단지다. 사업비만 1조5천억원.

A, B, C지구로 나뉘어져 있는 알펜시아. 문제는 A지구 골프 빌리지다. 빌라를 소유한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최고급 골프 리조트다. 268세대 분양되는 이 리조트는 소위 'VVIP 골프 빌리지'라고 불리는 극소수 부유층을 위한 곳이다.

강원도는 이 리조트를 분양해서 얻는 수익으로 B, C지구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목표률에서 한참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알펜시아 운영지원 팀장은 " VVIP 고객들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시도가 되었다. 이 빌라의 고객들은 대한민국에서 최초이자 마지막 혜택을 받는 분들이다"라고 큰 소리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분양이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올해초까지 알려진 분양률은 14%, 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데도 지자체는 "잘되고 있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덮으려고만 한다.

결국 분양이 안돼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진 강원도 개발공사는 7천억 원이 넘는 엄청난 공사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었다. 강원도는 하루 이자 1억 원을 부담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사업비 8천억 원 가량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강원도가 떠안을 수 밖에 없는 빚더미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간다. 도민들의 복지나 교육, 문화 등에 써야할 예산들이 빚 갚는데 쓰이기 때문.

이것은 평창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2 여수 세계 박람회는 환경박람회를 표방하고 있지만 인공해수욕장을 만들고, 마을을 없애 골프장을 만드는 등 반 환경적인 사업들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011년 대구 육상선수권대회, 2012년 여수 세계 박람회,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거의 매년 세계대회가 대한민국에서 열린다. 또한 2013년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2020년 부산 하계 올림픽 등을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들은 열을 올리고 있다.

지자체들이 세계대회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뭘까. 장금석 인천연대 사무처장 장금석 씨는 "이 한 방으로 지역의 숙원사업이라든가 사회 기본 시설 같은 것을 갖추려고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도가 숨어있다"라고 분석했다.

무리한 세계대회 유치가 도시의 발전을 가져오는 것인지, 장밋빛 미래만 떠올리며 무작정 달려든 유치 경쟁은 아니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할 시점이다.

황인혜 기자 / pi@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