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지역 투자 유망

2009. 8. 2. 09:56부동산 정보 자료실

부동산 빅뱅 임박했다?
[매일경제] 2009년 08월 01일(토) 오전 08:50 

◆ 하반기 ‘부동산 빅뱅’ 올까 ◆

한동안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이 들끓고 있다. 강남 일대 아파트, 특히 재건축 단지들은 4채 중 1채꼴로 2006년 말 고점을 회복한 모습. 이에 질세라 강북 집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강남, 목동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어느새 서울 시내 전역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흡사 ‘미니버블’ 조짐까지 엿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경기에 아직 햇살이 비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요 기업들 2분기 실적이 회복되면서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분양 물량도 적체돼 있고 지방 부동산경기는 아사(餓死) 직전이다.

과연 일부 지역 집값의 이상 급등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까. 더 늦기 전에 투자 기회를 잡아야 하는 걸까. 매경이코노미는 다시 수면으로 떠오른 부동산 거품 조짐의 실체를 심층 해부한다.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에 비해 수도권 외곽은 오히려 집값이 하락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현장 분위기를 점검해봤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가 급등 주도
올해 1월까지 6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개포주공 1단지 43㎡. 하지만 7월 22일 현재 중개업소에 나온 가격은 7억1000만원이었다.

1단지는 최근 재건축 조합 설립에 이어 공람까지 마친 상태. 인근 K공인의 H사장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이곳은 투기과열지구라 현행보다 더 낮은 40%를 적용받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최근 문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에는 1단지 43㎡(13평)가 8억2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는 것이 H사장의 설명. 6개월 만에 1억2000만원이나 올랐다.

인근 T공인중개사무소의 L실장은 “5월 들어 손님들 문의가 부쩍 많아지더니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것 같다.

매주 월요일마다 ‘매물 나온 거 없느냐’고 하는 손님도 있는데 2006년에 4억원 하던 게 1년 만에 6억원으로 올랐던 시절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대부분 호가는 높았지만 매매는 제한적이란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 한 부동산전문가는 “수요에 비해 인근 지역 공급이 전혀 받쳐주고 있지 못하는 만큼 집주인들이 가격을 좀 더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개포주공 중에서도 가격 상승의 온도차는 있었다.

재건축 분위기가 물씬한 단지와 달리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단지들은 6개월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4단지 43㎡(11평)는 4월 중순 6억8000만원까지 올랐으나 7월 현재 다시 6억5000만원 정도로 호가가 떨어지고 있었다. 물론 서브프라임 사태 때 5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던 터라 현재 상승세 역시 무시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호재가 부족한 만큼 오름세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L실장은 “연초만 해도 부동산 정책이 완화 쪽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규제 쪽으로 돌아서는 듯한 정책들이 입안되기 시작한다는 소문에 확실히 오를 이유가 있는 지역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강동
서울 내 상승세 이끌어
송파 지역의 열기도 만만찮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지역의 최근 6개월 새 상승률은 무려 9.45%다.

특히 최근 입주가 시작된 장지지구 아파트 112㎡의 경우 6개월 전만 해도 매매가가 5억원 내외였으나 최근에는 6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L공인 관계자는 “인근 가든파이브 일반 분양이 시작되는 데다 법조타운 등 각종 호재가 반영되면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덩달아 인근 주택들도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동구 역시 최근 6개월 새 서울에서 가장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곳으로 조사됐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된 데다 구내 재건축 단지가 많아 상승률만 11.54%에 달했다. 하지만 기자가 찾은 7월 21일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7월 7일부터 조정된 LTV 하향조정 여파가 아파트별 가격 상승세 차별화를 주도했던 것. 투기 조짐마저 일었던 고덕주공은 3단지 재건축이 확정됐음에도 LTV 하향조정 여파 때문인지 7월 초보다 500만원 정도 소폭 하락하는 분위기였다. 같은 기간 상일동 고덕주공 6단지 59㎡가 7억7000만~8억원, 고덕동 고덕주공 2단지 59㎡가 7억~7억3000만원으로 6개월 전에 비해 급등했지만 최근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종전 아파트들은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였다. 길동 강동자이는 148㎡가 7억5000만원에 거래가 형성되는 분위기. 6개월 전에 비해 5000만~8000만원 정도 상승한 수치다. 인근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 102㎡ 역시 4억8000만원을 기록했던 1월에 비해 약 7000만원 오른 5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 압구정 현대 시세 육박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분양을 걱정해야 했던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지금은 그런 말을 하면 코웃음부터 치는 마을 주민들이 대다수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안 부러워요. 프리미엄 붙여준대도 안 판다는 주민들이 대다수인걸요. 새 아파트라 환경 좋지, 지하철도 코앞에 있지 서울 시내에 이만한 데가 또 있나 싶어요.”
실제로 가격도 급등했다. 3.3㎡당 2500만원 내외였던 시세가 6개월 새 3500만~4000만원까지 올랐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덩달아 전세금까지 오르고 있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113㎡는 7월 중순 현재 5억5000만원 선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S공인 L대표는 “전망이 좋은 동은 최근 6억원까지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올려도 사람들이 서로 들어오려고 해 거래가 활발하다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인근 빌딩과 원룸도 사정은 마찬가지. K부동산 K사장은 “서초 반포 지역 공원화 방안 외에도 개발설이 또 돌고 있어 원룸, 오피스텔의 전세금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은 33㎡의 경우 전세금이 연초 7000만원에서 현재 8500만원까지 치솟은 상황.

다른 중개소 P사장은 최근 전세금 급등 현상과 관련, “서울과 수도권의 3주택 이상 보유자 중 전세금 합계가 3억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 임대소득세를 물리기로 한 이후 오히려 전세금이 오른다. 전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세금 낼 돈을 당장 어디서 구할 수 없으니, 전세금에 세금을 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사장은 “상업용 건물은 연초부터 매매가 시작됐고 5~6월에 특히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월수익이 금리 이상 나오는 건물은 이미 동이 났고 그렇지 않은 건물들도 동반 상승 조짐이 있다고 봐 투자용으로 사두려는 분위기가 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 1층 상가가 있는 단독주택은 3.3㎡당 3000만원꼴로 3년간 매매가 거의 없다가 최근 27억원에 매매되기도 했다.

서울 강북·경기 일부
거래량 뚝, 매매가도 하락

지난해 급등으로 주목받았던 서울 강북 지역과 양주를 비롯한 경기도 북부 지역.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서울 먹골역 인근 주택과 상가들은 10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며 다소 상기된 분위기였으나 최근 이 지역을 둘러보니 부동산업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아무래도 서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보니 단기 급등과 급락에 일희일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눈치 빠른 사람들이야 벌써 집 팔고 다른 곳으로 갔고 나머지는 고령의 월세 소득자들이 대부분이라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M공인의 L사장 말이다.

한때 웃돈이 붙기도 했던 양주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우남퍼스트빌, 우미린 등은 대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양이 100% 완료됐다고 해 화제가 됐던 곳이다. 하지만 실제 입주율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K공인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없는 아파트들도 분양권 매매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나마 웃돈이 붙었던 한양수자인 109~120㎡대도 지금은 문의가 거의 없어 호가만 있는 상태지 실제로 매매하려면 웃돈은 빠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입주가 본격 시작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문의한 결과 최근 6개월간 서울 중랑구 -1.22%, 서울시 강북구 -1.42%, 경기도 의정부시 -2.14%, 경기도 동두천시 -3.56%, 경기도 양주시는 -3.76%나 급락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