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아이콘 열풍

2009. 8. 4. 09:07C.E.O 경영 자료

"경제위기 극복 해법 선비정신에서 찾자"
안동·영주 국내외서 몰려온다

 

사회적 혼란과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 아이콘으로 '선비'가 급부상하고 있다. 안동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과 영주 선비촌 및 선비문화수련원·소수서원 등에는 한국 옛 선비의 삶을 체험하고 그 정신과 문화를 새로운 삶의 등불로 삼으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굴지의 기업체 CEO와 임직원은 물론 유림과 정치인 공무원 군장병 대학생 유학생 언론인 연예인 등 한국의 정신문화를 배우기 위한 행렬에는 국적과 직업의 구분이 없다. 따라서 안동과 영주가 사회적 지도층의 도덕 재무장과 기업의 윤리경영 등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물상을 기르기 위한 교육·연수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도산서원 부설 선비문화수련원에는 올 들어 아시아 최고의 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는 코리아안리재보험(대표이사 박종원) 직원을 비롯해 IBK기업은행, ㈜아큐젠, 코리

아나 화장품, 도레이 새한, (주)KT, 한국남부발전(주), 국민은행, 조달청, 중소기업 차세대 CEO 등 2천399명이 62회에 걸쳐 교육을 수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 150여명은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연수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인들의 선비문화 배우기도 부쩍 늘어나 중국 일본 베트남 수단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7개국 35명의 경희대 유학생들이 도산서원을 찾았으며, 일본 규슈의 정행사 신도 일행 14명도 퇴계의 '경'(敬)을 체험하기 위해 안동을 방문했다.

이들 연수생들은 선비문화수련원에서 알묘례, 전통의례, 활인심방, 유적답사, 선비문화 토론, 종손과의 대화 등을 통해 혁신적인 마인드와 예의, 실천력과 도덕성, 공동체정신 함양에 나서며, 선비들의 몸과 마음수련 체험인 활인심방 체조 배우기를 통해 심신수련법을 익히기도 한다.

 

이에 따라 수련원 측은 올해 142차례에 걸쳐 7천105명의 수련생을 맞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계각층의 맞춤형 체험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한국정신문화 교육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영주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소수서원을 찾은 선비문화 체험객은 올해 6월 말까지 174만8천979명에 달하며, 외국인 관광객만 5천259명이 다녀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중국 북경·상해지역 방송 언론 기자단 30여명과 중국의 인기 연예인 치웨이가 선비촌을 방문,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이 중국 현지에 방영돼 한국의 선비문화가 동남아 전역에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국 유림지도자 400명, 미국 국무부산하 차세대 정치지도자 대표단 20여명과 동남아 3개국 여행사 관계자 60여명, 미8군 소속 장병자녀 80명, 수도권 초등학교 교감단 140명, (주)대우증권 임직원 70명, 고전문학 전공 학자 30명 등이 하계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들은 입소와 동시에 유복을 갈아 입고 바깥세상을 잊은 채 명상과 인성예절교육(복식체험·한문교실), 전통문화체험(짚풀공예·가마타기·전통 연 만들기·천연염색), 사계전문가 특강 등을 통해 심신을 수련했다.

 

선비문화수련원 관계자는 "물질만능의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국의 옛 선비들이 전하는 유교적인 메시지는 '도덕'"이라며 "전례없는 경제위기를 겪으며 정신문화와 기업윤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선비문화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영주·마경대기자kdma@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