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 통화정책 속도조절… 기업들 구조조정 준비해야”

2009. 8. 21. 06:34이슈 뉴스스크랩

“정부서 통화정책 속도조절… 기업들 구조조정 준비해야”
권순우 삼성경제硏 거시경제실장
음성원기자 esw@munhwa.com
 
“아직은 우리 경제에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는 이르다고 봅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20일 “경기회복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힘에 의한 부분이 많고, 하반기에도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아직 출구전략을 시작할 시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권 실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금리정책 정상화라는 측면에서의 출구전략은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확장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그러나 “다만 금리가 워낙 낮은 상태고, 불투명하지만 회복 기조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 실장은 “현재 해외 경제가 금융위기 상황은 벗어났지만, 실물경제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상태”라며 “회복은 되더라도 탄력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더블딥(경기회복 뒤 다시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위해서는 수출이 살아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출구전략은 아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제유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데 어느 정도나 오를 것인지, 환율이 얼마나 내려갈지 등과 같은 문제도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그럼에도 향후에 결국 출구전략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 기업들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시장에 신용경색이 있어 통화를 풀어놓고 있지만, 이런 시간은 영원히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시간을 벌어 주고 있을 때 필요한 구조조정을 스스로 하는 준비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 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제회복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만큼 출구전략의 시행 속도 또한 더 빠를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바닥은 일찍 쳤지만, 근본적 회복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돼 수출이 크게 늘어나야 한다”면서 “결국 외적 충격이 걷히지 않는다면 출구전략을 논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