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만에 7월 바닷물 온도 사상 최고

2009. 8. 21. 13:24지구촌 소식

7월 바닷물 온도 사상 최고

(워싱턴 AP=연합뉴스) 올해 7월 전 세계 바닷물 온도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 근 130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미국 국립기상자료센터(NCDC)가 20일 발표했다.

NCDC는 7월 중 전 세계 큰 바다의 평균 수온이 17℃였으며 북반구 대부분 바다가 정상 수준보다 상당히 높은 온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6월 수온은 7월에 비해 약간 낮았지만 8월에는 새로운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바닷물 온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강력한 엘 니뇨 현상이 일어났던 1998년 7월이다.

기상학자들은 이처럼 바닷물 온도가 높은 것은 지구 온난화에 자연적인 엘니뇨 현상이 겹치고 여기에 변덕스런 날씨까지 가세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이에 따라 북극 해빙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허리케인의 세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NCDC에 따르면 허리케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멕시코만의 수온은 32℃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지중해는 정상수준보다 1.7℃ 높고 태평양과 인도양 전역에 걸쳐 높은 수온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특히 심한 곳은 북극해로 수온이 정상 수준에 비해 5.5℃나 높은데 전문가들은 따뜻한 바닷물이 해빙을 밑에서부터 녹여 그린란드 빙상이 녹아 내리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 온도 상승은 육지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보다 좋지 않은 현상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물이 더워지는데 육지보다 5배나 많은 에너지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육지만큼 잘 식지도 않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올해 더워진 물은 내년에도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것"이라면서 더운 물이 육지의 날씨에도 영향을 미쳐 이미 진행 중인 기후 변화에 새로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올해 바닷물의 온도 상승은 지난 50여년간 이런 현상을 겪지 않았던 새로운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올 여름에는 최고 기온이 바다 상공에서만 형성되고 약간 차가운 공기는 육지 상공에 집중되는 희귀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더워진 바닷물은 이미 산호초에 영향을 미쳐 예년보다 이른 백화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호초의 백화 현상은 바닷물 온도가 장기간 고온을 유지한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보통은 9월에 나타나고 때로 10월에 나타나는 일도 있지만 올해는 벌써부터 플로리다 키스 제도와 푸에르토리코 및 버진 제도에서 백화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학자들은 이런 기상 패턴이 엘니뇨를 악화시켜 아직까지 잠잠했던 허리케인의 활동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