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IT지고 녹색 뜬다
2009. 8. 28. 06:4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벤처투자, IT지고 녹색 뜬다
벤처캐피털 업체인 SL인베스트먼트는 2006년 태양전지 모듈과 태양광 시스템 설치사업을 하는 에스에너지에 투자해 올해 초 478% 수익률을 기록했다. 3~4년 전부터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벤처기업에 주목해온 SL인베스트먼트는 녹색성장 붐을 타고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CJ창업투자도 최근 문화콘텐츠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추는 대신 신재생 에너지와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하고 200억원 규모로 대체에너지바이오조합을 결성하기로 했다. CKD창업투자는 아예 3년 이내에 500억원 규모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 창업투자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벤처캐피털 업계에도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벤처캐피털 투자가 정보기술(IT) 분야 초기 기업에 치중됐다면 이젠 신재생 에너지 같은 녹색산업 분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추세다.
◆ 녹색ㆍ의료가 벤처투자 대세
= 한국벤처캐피탈협회(회장 도용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털 업계 신규 투자금액 3170억원 가운데 일반 제조업에 가장 많은 1116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업종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정보통신(29.8%)이 가장 많고 이후 일반 제조업(22.9%) 엔터테인먼트(18.6%) 순이었지만 올해는 일반 제조업(35.2%) 엔터테인먼트(23.5%) 정보통신(16.7%) 순으로 상황이 뒤바뀐 것.
이처럼 일반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한 녹색 제조 분야 업체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는 정부 펀드인 모태펀드도 최근 2차 사업 선정을 통해 총 6530억원 규모 조합을 결성한 가운데 이 중 신성장동력 분야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회사가 9개(3050억원)로 가장 많았다.
양정규 아주IB투자 대표는 "최근 벤처투자 경향은 녹색과 의료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업체와 더불어 의료 서비스업체나 의료 장비 개발업체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아주IB투자도 현재 웅진에너지를 비롯해 미리넷솔라, 네오세미테크 등 태양광 관련 업체에 투자했으며 1~2년 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벤처투자 대상이 어느 한 분야에 치중되지 않고 다양해졌다는 게 오히려 특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병원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물론 녹색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분야에 상관없이 글로벌 중핵 기업으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을 지닌 기업에는 어김없이 벤처투자가 몰리게 마련"이라며 "업종보다는 실적과 가능성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 불황 여파 말끔히 못 벗어
= 올해 상반기에 신설된 창업투자사는 6개며 이로써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 회사는 모두 101개에 달한다. 이들이 올해 상반기 결성한 투자조합(34개)은 총 5071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23개 조합ㆍ5172억원)과 비교하면 조합 수는 47.8%나 늘었지만 결성금액은 오히려 2% 감소했다.
올해 248개 기업에 신규로 투자된 금액인 3170억원도 지난해 상반기 25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3540억원보다 10% 넘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경기 불황 여파가 말끔히 가시지 않은 탓이다.
벤처캐피털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최근 투자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투자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자조합 구성이 정부 기금에 해당하는 '모태펀드'에만 집중돼 있는 점도 향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 신규로 결성된 투자조합 가운데 출자자 비중은 정부 기금이 42.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모태펀드가 33.7%를 기록했다. 특히 모태펀드 비중은 2004년 10%에서 출발해 2006년 11.1%, 2008년 17%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2배에 달하는 33%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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