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서울세계무용축제

10월, 도시는 춤바람 난다

제12회 서울세계무용축제, 내달 5일부터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슬로베니아 국립 마리보르 발레단의 ‘라디오와 줄리엣’, 이탈리아 국립 아테르발레토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스라엘 안무가 바락 마샬의 ‘몽거’, 강혜련 댄스프로젝트의 ‘페이딩 어웨이’. 한국 춤 세계화의 문을 활짝 연 국내 최대의 민간무용축제인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의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약칭 시댄스)가 15개국, 40개 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10월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강대 메리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과 카페, 지하철역, 공원 등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춤 보러 갑시다, 춤 추러 갑시다, 춤과 함께 놀아 봅시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이번 축제에 대해 “최선을 다해 해외의 좋은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아이리시댄스처럼 한국 전통춤으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세계에 내보내는 ‘축제의 땅 - 왕의춤’ 작업과 세계와 함께 하는 공동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세계 무용의 다양한 흐름 = 개막작 이스라엘의 ‘몽거’(10월5일 메리홀)는 오하드 나하린에 이어 이스라엘 무용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꼽히는 바락 마샬이 안무했다. 무자비한 여주인에게 시달리는 10명의 하인들의 몸짓을 통해 현대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장 주네의 희곡 ‘하녀들’,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영화 ‘고스포드 파크’를 연상시킨다. 폐막작은 세계적인 안무가 마우로 비곤제티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인 세련미와 도발적인 관능미로 재창조한 이탈리아 국립 아테르발레토 무용단의 ‘로미오와 줄리엣’(23, 24일 아람극장)이다. 10쌍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거대한 환풍기 속에서 벌이는 관능적이면서도 순수한 사랑의 몸짓이 인상적이다. 슬로베니아 국립 마리보르 발레단의 ‘라디오와 줄리엣’(1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동유럽 최고의 안무가로 떠오른 에드워드 클루그가 영국 록그룹 라디오헤드의 음악에 맞춰 ‘로미오와 줄리엣’을 풀어냈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들에서 영감을 얻은 이탈리아 아르테미스 무용단의 ‘이상한 사람들 - 페데리코 펠리니를 위하여’(19일 〃), 트로이의 영웅 헥토로와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의 마지막 밤의 갈등을 그린 그리스 루트리스루트 무용단의 ‘침묵의 소나기’(17일 〃)도 관심을 모은다. ◆세계를 향한 한국의 춤 = 시댄스가 이번 축제의 중점 상품으로 소개하는 작품인 ‘축제의 땅 - 왕의 춤’(12, 13일 〃)은 평소 춤을 즐겼던 연산군의 이야기를 북춤의 하용부, 목중춤의 박영수, 채상소고춤의 김운태, 승무의 진유림씨 등 명무들이 신명난 춤으로 풀어낸다. 거리 예술을 극장 안으로 끌어들인 ‘힙합의 진화 Ⅲ’(15일 메리홀)는 세계에서 관심을 표명하는 시댄스의 성공상품으로 이광석, 이인수, 김보람씨 등이 출연한다. 시댄스의 인기메뉴인 ‘우리춤 빛깔찾기’(12일 〃)에는 창무회의 ‘볼레로’(안무 김선미), 안성수픽업그룹의 ‘음악그리기’, 강혜련 댄스프로젝트의 ‘페이딩 어웨이’가 참여한다. 이밖에 손인영 나우(NOW) 무용단의 ‘안팎’(2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과 ‘솔로&듀엣’(13일, 18일 〃) 무대에 댄스시어터 까두, 두 댄스씨어터, 이선아씨 등이 참여한다. ◆세계와 함께 만든 춤 = 최근 들어 시댄스는 국내 무용단과 해외 무용단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합작 공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연수씨가 이끄는 포스트 에고 무용단은 싱가포르 디자인 그룹인 컬렉티브 메이헴과의 합작 공연 ‘노란 원숭이’(15, 16일 〃)를 선보인다. 시댄스의 다국적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말레이시아, 부르키나파소, 인도, 콩고의 젊은 무용가들이 안무가 이태상, 김준기씨와 함께 한국에서 얻은 경험과 문화 충돌을 표현한 ‘아시아 - 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22일 〃)도 관심을 모은다. 거리춤 등 자세한 일정은 축제 홈페이지(www.sidance.org) 참조. 02-3216-1185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