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부활’

2009. 10. 9. 23:0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명동의 ‘부활’..압구정의 ‘몰락’
[파이낸셜뉴스] 2009년 10월 09일(금) 오후 05:55   가| 이메일| 프린트


젊음과 부의 상징이었던 서울 압구정동의 임대료가 급락한 반면 옛 상권으로 밀려났던 서울 명동의 임대료는 상승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은 최근 몇 년 동안 상권의 특색화와 다양화에서 밀려 청담동과 강남역 등 타 지역에 상권을 빼앗기고 있었던 가운데 지난해 말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임대료가 격감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서울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몰린 가운데 최근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진출 신규 매장 출점이 이어지면서 월 임대료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압구정 상가 임대료 ‘급락’

9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쿠시맨엔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압구정 상권의 상가 월 임대료는 1년 새 무려 32.4% 급락했고, 강남역 주변도 14.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한동안 상권 중심지에서 밀려났던 명동 상권 임대료는 6% 상승률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지난 2·4분기 기준 서울 명동 상업시설의 월 평균 임대료는 ㎡당 51만 2774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강남역은 42만 1927원, 압구정역은 12만 59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압구정동 상권은 1년 새 임대료가 3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상권 자체가 약해진 가운데 지난 3∼4년 동안 강남권 상권 변화에 압구정이 뒤따르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은 명품과 젊은이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리면서 상권이 모호해 졌고 특색화에 실패하면서 상인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효과에 명동은 ‘강세’

이에 반해 명동 상권의 임대료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관광객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원화 약세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몰리면서 올들어 상가 평균 임대료가 상승한 덕분이다.

상가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최근 자라(ZARA)등 글로벌 패션 업계를 중심으로 명동에 로드샵을 내면서 이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면서 “더욱이 로드샵은 수익보다 홍보효과에 치중하기 대문에 임대료가 비싼 것도 임대료 상승의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또 “최근 눈스퀘어와 엠플라자 등 새로운 쇼핑몰들이 을지로 상권에 등장한 것도 임대료 상승의 이유”라며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인 H&M이 한국 진출 시장 1순위로 명동을 꼽았으며, 국내 브랜드인 스파오(SPAO)도 첫 출점지로 명동을 1순위로 꼽았다”고 덧붙였다.

강남권 상권 임대료 하락세는 강남역 6.7번 출구 뒤편에 위치한 이면도로 상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 업계 관계자는 “강남역 상권과 압구정 상권을 강남이라는 이유에서 한꺼번에 묶어서는 안된다”면서 “강남역 주도로는 가격 하락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진출을 노리는 상인이 많은 만큼 임대료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