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박모(14·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군은 최근 완전히 딴사람으로 변했다. 친구들의 괴롭힘이 두려워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일을 나간 집에서 혼자 지내던 박 군은 대학생 형과 누나들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박 군은 "나를 믿어주고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형, 누나가 있어 큰 힘이 된다"며 "이젠 학교에 가도 전혀 두렵지 않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군은 부산 해운대구 반석복지관의 청소년 프로그램인 '해피바이러스'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등으로 상처 입은 청소년들과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멘티(도움을 받는 사람)와 멘토(도와주는 사람)가 돼 학습지도는 물론 문화체험 등을 하는 것으로 중학생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해운대구가 '행복주주' 사업을 통해 모은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7월부터 기부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행복주주 사업을 시작해 22일 현재까지 모두 1억200만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주당 5000원인 주식 50주 이상을 구입할 경우 행복주주로 등록되는데, 현재까지 모두 51명이 등록됐다. 주주들의 직업이나 연령대는 다양하다. 특급호텔이나 백화점, 교회 등이 단체로 거액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평범한 가정주부부터 도로 보수원들까지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해운대구 도로보수원 모임인 '청록회' 박만현(52) 회장은 "우리가 조금씩 모은 돈이 아이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여지는 모습을 보며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들만의 특권이라는 편견을 깼다"고 말했다. 해운대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성록(37) 씨는 "주민들을 상대로 사업을 해서 얻은 수익은 당연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주주로 등록했다"며 "기부를 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행복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해피바이러스' 프로그램 외에도 만 6~14세 어린이 500여 명의 학교부적응, 학교폭력, 행동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치료사업인 '아이해피네트워크' 사업 등을 행복주주들의 기부금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해운대구 재송동 해운대복지관에 '아이해피센터'를 설치해 학부모와 청소년들의 교육에 나서고 있다.
해운대구는 행복주주와는 별도로 구청과 해운대문화회관 등지에 교통카드로 소액의 기부금을 낼 수 있는 무인 기부단말기를 설치, 주민들이 언제든지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해운대구는 다음 달 행복주주 총회를 갖고 내년 사업을 보고하는 한편 11명을 새로운 주주로 영입할 예정이다.
소액기부 바람 타고 '해피바이러스' 퍼진다
2009. 10. 23. 09:4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소액기부 바람 타고 '해피바이러스' 퍼진다 해운대구 행복주주 사업 51명 등록 1억여원 기금 청소년 멘토링 사업 등 각종 사회운동 확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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